풀꽃 / 화운 임승진 풀꽃 / 화운 임승진 언제부터 풀이었느냐? 때때로 비에 젖으면서 한여름을 푸르게 가꿔주는 너 키가 자라지 않아도 낮은 곳에서 땅을 기름지게 하구나! 언제부터 꽃이었느냐? 사나운 바람에 흔들리면서 천 리까지 고운 향기 전해주는 너 고작 열흘만 살아도 환한 미소로 사람을 기쁘게 하.. 좋은 시 2019.07.09
사월의 노래 / 오남희 사월의 노래 / 오남희 새순들의 날갯짓 소리 새순들 햇살과 입멎춤 하는 소리 봄을 기다리던 가슴 속 언어들도 꽃바람에 민들레 꽃씨로 날 수 있겠네 찬바람도 이제는 멀리 떠나고 봄날의 햇살이 어린 풀벌레에게도 날개를 달아 주겠네 감성엔 파란 시어가 돋아나고 땅속의 새 생명들 세.. 좋은 시 2019.07.07
따개비 / 박덕규 따개비 / 박덕규 바닷가 갯바위 따개비들 달동네 왜 거기에 사느냐? 파도가 물으면 깊은 바다 속 전복이 부럽지만 갈매기 노래가 좋아 정붙이고 산대요. 좋은 시 2019.07.06
내마음은 / 김동명 내마음은 / 김동명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 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 좋은 시 2019.07.05
인생 6 / 박인수 인생 6 / 박인수 수채화 빛 뭉게구름 낮게 드리워 춤추고 잠자리 떼 지어 탕정 하늘가 맴돈다 낮잠 즐기는 나그네의 귓가로 매미 울음 섞여 잣 솔바람 불고 벌레 먹은 돌배 이파리에 성하의 더위 무르익는다 처서 코앞이라고 석류는 붉은 가을 잔치준비 한창인데 몇 날 며칠 혼절하듯 땀 .. 좋은 시 2019.07.04
늙은 오이 / 화운 임승진 늙은 오이 / 임승진 한창일 때는 푸르고 싱싱했는데 나이 먹었다고 피부가 거칠거칠 해졌네 그런데 이게 웬일? 나날이 몸집이 불어 풋풋하고 날씬했던 시절을 기억조차 할 수 없이 풍만 해졌네 칙칙해진 노각을 보고 늙은이라고? 무슨 소리? 나이 들수록 물 많고 탱탱해지는 조화를 어디.. 좋은 시 2019.07.03
봄의 전령들 / 오남희 봄의 전령들 / 오남희 밤새 소근거린 봄 소식에 깊은 잠에서 부스스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전령들 추위가 물러갔나봐 나뭇가지마다 따뜻한 햇살을 안고 봄바람 속에 실눈 뜬 아기들 이런 약한 추위쯤이야 제법 야무진 살가운 몸짓으로 소곤소곤 얼어붙은 대지에 속삭인다 미물들 따라 외.. 좋은 시 2019.07.02
미꾸라지 / 박덕규 미꾸라지 / 박덕규 법당 앞 연못에 수행하는 연꽃이 물속을 헤집고 노는 미꾸라지를 불러 조용히 하라며 타이르자 진흙 뻘 속에서 숨어 논대요. 좋은 시 2019.07.01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좋은 시 2019.06.30
동행인 / 박인수 동행인 / 박인수 파도는 방파제에 제 몸을 던지며 흩어져 가고 낮게 드리운 제비 비상하여 어촌의 아침을 연다 사계 윤회 여름 바다 에메랄드 빛만 자고이래 메아리 치며 사랑해요 영덕을 갈매기 노랫소리 해맞이 등대 위로 쏟아낸다 친환경 풍력 발전기 산자락 굽이돌아 동해의 격량 위 .. 좋은 시 2019.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