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내마음은 / 김동명

운우(雲雨) 2019. 7. 5. 08:41

내마음은 / 김동명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 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월의 노래 / 오남희  (0) 2019.07.07
따개비 / 박덕규  (0) 2019.07.06
인생 6 / 박인수  (0) 2019.07.04
늙은 오이 / 화운 임승진  (0) 2019.07.03
봄의 전령들 / 오남희   (0) 2019.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