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봄의 전령들 / 오남희

운우(雲雨) 2019. 7. 2. 07:10

봄의 전령들 / 오남희

 

 

밤새 소근거린 봄 소식에

깊은 잠에서 부스스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전령들

추위가 물러갔나봐

나뭇가지마다 따뜻한 햇살을 안고

봄바람 속에 실눈 뜬 아기

이런 약한 추위쯤이야

제법 야무진 살가운 몸짓으로

소곤소곤 얼어붙은 대지에 속삭인다

 

 

미물들 따라 외치는 환호

술렁대는 온 누리 분주한 봄단장에

고개 숙인 칙칙한 어둠은

자만치서 힘 빠진 꽁지를 내리는데

환한 물결로 길목 길목을 청소하는

초록바람 아줌마들 환한 미소에

가슴에 뭉쳤던 설움

꼬ㅓㅊ바람으로 풀어내면서 가지마다

움추린 세포를 흔들어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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