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이 흐르는 밤에 / 박인수 가을빛이 흐르는 밤에 / 박인수 추분 바람에 추억 되새기며 읊어 보아도 창 밖 벌갱이 울음소리만 들리고 내 마음 허공에 메아리만 쳐가니 그리운 어머니 품 그리네. 좋은 시 2019.07.20
무엇이 될까 하니 / 화운 임승진 무엇이 될까 하니 / 화운 임승진 내가 나무(木)가 되어 든든한 기둥으로 부모형제 모여 사는 집 지으면 좋겠네 내가 불(火)이 되어 냉랭해진 가슴을 녹여 사람 사이 훈훈한 정 쌓이면 좋겠네 내가 흙(土)이 되어 무엇을 심던지 꽃으로 피어나 열매 맺으면 좋겠네 내가 황금(金)이 되어 헐벗.. 좋은 시 2019.07.19
가을연가 / 오남희 가을연가 / 오남희 아름답게 휘날리던 만추의 여정 뒤로 먼 길 떠나는 낙엽들이 흐느끼듯 가을비에 젖는다 우주를 돌아 제자리로 가는 윤회의 길일까 한 시절 풍요를 나르던 절대의 한 생애가 놀빛 속 화려한 그림자로 부유하며 구름을 따라간다. 좋은 시 2019.07.18
돼지 저금통 / 박덕규 돼지 저금통 / 박덕규 우리 집에 사는 꿀꿀이 밤 낮 없이 싱글벙글 먹다 남은 음식보다 쓰고 남은 잔돈을 좋아해 아무리 배고파도 투정 부리지 않아 끼니 걱정이 없는 착한 바보래요. 좋은 시 2019.07.17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성북동 비둘기 /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그만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 좋은 시 2019.07.16
꽃그늘 아래서 / 화운 임승진 꽃그늘 아래서 / 화운 임승진 향기로운 봄도 잠시뿐이구나! 봉오리 피워보려 애쓰던 날이 지루하기만 하더니 이른 비 맞고 활짝 피었어도 며칠이면 꽃잎 떨구고 말 걸 긴긴날 손꼽으며 꿈을 키우던 날도 잠시뿐이구나! 봄이 오면 고운 님 만나고 싶어 눈만 뜨면 밖으로 향하더니 다시 찾.. 좋은 시 2019.07.14
고구마 / 오남희 고구마 / 오남희 온기 빠져나간 찌그러진 몸 초록빛 숨결 휘감고 씨눈마다 싹을 틔우려고 혼신을 바친다 종족의 집념일까 사랑의 정념 일까 빛도 없는 지하실 옥죄인 자루 속에서 태초의 힘을 움켜쥔 실핏줄도 마른 대추 같은 숨결로 수액을 빨아들이는 날 세운 생명의 고뇌 죽음의 강을 .. 좋은 시 2019.07.13
향수 / 정지용 향수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 좋은 시 2019.07.11
세상이란 / 박인수 세상이란 / 박인수 알곡 무르익는 시절 홍천 천지인 찾아가는 길 산자락 텃빝 옆 소슬바람 춤추고 야윈 야생화 짙은 향기 풍긴다 홍천강 줄기 따라 탁 트인 가슴 세월의 숱한 상념 물결 속에 던져 버린다 전망 좋은 흔들의자 위 하나의 그리움 진상 수상스키 물줄기에 묻힌다. 좋은 시 2019.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