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 김춘수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갈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 좋은 시 2019.08.24
회상 / 박인수 회상 / 박인수 무료함 달래며 다시 찾은 추억의 산 열 손님 마다치 않고 받아주는 손길 따라 가슴 속 되살아난 그리움 매서운 바람 뒤로하며 능선 밑 포근함에 지난 시절 아지랑이 빛 사람 되새김질 한다 좋은 시 2019.08.22
결혼반지 / 화운 임승진 결혼반지 / 화운 임승진 1 가락지 나누며 맺은 인연 잊지 말자고 약손가락 걸어 맹세하기를 이 세상 끝 날까지 헤어지지 맙시다 2 가락지 끼우며 했던 약속 어디로 가고 달콤했던 순간 잊었더라도 사별하는 날까지 헤어지면 안됩니다 좋은 시 2019.08.21
사랑의 연가 / 오남희 사랑의 연가 / 오남희 관 속에서 천년을 견디어 온 애절한 사랑이 어여쁜 꽃망울이 되어 숨결을 고르고 있었네 깨알체로 써 내려간 남편이 아내에게 아내가 남편에게 주고 받은 오랜 사랑이야기 세월의 부침 속에서도 시들 줄을 모르고 간직한 열정이 고스란히 되살아 가슴을 뜨겁게 뎁.. 좋은 시 2019.08.20
댐 / 박덕규 댐 / 박덕규 곤두박질치며 산골짜기 빠져 나와 숨 가쁘게 달려가는 강물 파도가 반겨줄 바다 끝없이 멀다며 앞길 가로 막고 쉬엄 쉬엄 가라하네 좋은 시 2019.08.19
해 / 박두진 해 /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아 나는 싫여..... 좋은 시 2019.08.18
흐름 / 박인수 흐름 / 박인수 학곡리에 초겨울 바람 부니 치악산 자락 전나무 숲 향기 풍겨 돌길 상상 나래 펴니 사다리 병창 길 위 미륵불 탑 탁 트인 전경 구름 밑 강원이네 민박집 화목난로 모락모락 피워 오르는 안개빛 연기 계절의 흐름은 덧없는 인생길 행로 밝혀주고 삶의 흔적 도장 찍네 구비 구.. 좋은 시 2019.08.16
男과 女 세상 사람 반이 여자이고 반이 남자여서가 아닙니다 어둠이 있으면 밝음이 있어서도 아닙니다 차가움이 있으면 뜨거움이 있어서도 아닙니다 낮은 곳이 있으면 높은 곳이 있어서도 더욱 아닙니다 우리가 반드시 만나야 할 이유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단 하나 바로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시 2019.08.15
연모 / 오남희 연모 / 오남희 날이 흐리면 바다를 연모한 하늘이 회색 융단 위로 내려오고 하늘과 바다는 안개 속에 숨는다 물안개로 엉킨 말고 투명한 채알에 놀란 등대 타전의 혼선을 빚자 구름 속에선 바람이 기선을 잡는다 바다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하늘 허리 붙잡고 울먹이다가 허공에서 내.. 좋은 시 2019.08.14
아들의 꿈 / 박덕규 아들의 꿈 / 박덕규 생일 아침 케이크 자르면서 아들아 커서 뭐가 되고 싶냐? "응,,,,,," "대통령" "왜?" "엄마 아빠 비행기 많이 태워 주려고" 좋은 시 2019.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