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기행 4 / 박덕규 제주도 기행 4 / 박덕규 문학기행 마치기 전 날 밤 기억을 촘촘히 꿰어 만든 마음의 목걸이 헤어지기 아쉬운 듯 새벽까지 지켜보던 달님 목에 걸어 주었다 좋은 시 2019.09.26
목게장터 / 신경림 목게장터 / 신경림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하네 청룡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 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 좋은 시 2019.09.25
맛있는 동행 / 화운 임승진 맛있는 동행 / 화운 임승진 1971년 10월 스산한 바람이 명동 거리를 휩쓸고 지나던 날 쓰디쓴 커피를 시켜놓고 다 식어가도록 부끄러워 얼굴도 마주 보지 못했던 우리 서울과 부산을 오르내리며 여덟 번의 봄 동산을 넘어서 면사포를 썼을 땐 무지갯빛 낙원으로 들어가는 줄만 알았어요 남.. 좋은 시 2019.09.23
민달팽이 / 오남희 민달팽이 / 오남희 -노숙인 종일 흥건한 숙취에 젖어 어둠이 오면 어둠을 등에 지고 찬바람이 불면 찬바람을 안고 밀려가는 삶 누가 뭐라랴 울적하면 허공에 대고 울분을 풀다가 지치면 자고, 가진 게 없어도 이 순간 술 한 잔이면 족하다 낡은 배낭에 생을 걸머지고 철새처럼 삶을 옮기는.. 좋은 시 2019.09.22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 좋은 시 2019.09.19
가시 오가피 / 박인수 가시 오가피 / 박인수 물이 오른 양분 받아 봄 햇살 정기 가슴 속 인태하며 가지 뻗어 키우는 내 몸에 풀씨 하나 친구 되어 껴안고 내 몸 휘감아 고통 주던 너 한겨울 햇살에 누런 실타래 되어 이제 게으른 주인 덕에 나는 화초 가위에 절단되고 너는 건초더미 위에 화형식을 맞는구나 잘게.. 좋은 시 2019.09.18
기찻길 / 화운 임승진 기찻길 / 화운 임승진 건널목 한 가운데 서서 철로 끝을 바라봅니다 보기에는 한 점으로 보이지만 가도 가도 맞닿을 수 없는 평행선 서로 다른 곳으로는 갈 수 없는 숙명입니다 마주 안을 수도 없으면서 같이 가야 하는 건 아프고도 외로운 길이지만 되돌아가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건 더.. 좋은 시 2019.09.16
콜로라도 강물에 띄워 / 오남희 콜로라도 강물에 띄워 / 오남희 맑은 수심 콜로라도 강물에 마음의 조각배를 띄워 이 물처럼 맑아지고 싶다 질서와 양심으로 흐르는 이 강물에 탐진으로 얼룩진 마음 집념으로 까맣게 시드는 마음 쏟아 헹구고 헹궈서 초록 바람 아른대는 새벽 아리조나주 민둥산에서 금빛을 뿜으며 올라.. 좋은 시 2019.09.15
제주도 기행 2 / 박덕규 제주도 기행 2 / 박덕규 - 용머리 해안 - 누가 빚었을까? 눈을 뗄 수 없는 신비로운 모습에취해 할 말을 잃고 깊은 숨 쉬고 있을 때 바람이 귓속말로 내년에 또 오라 꼬드기네. 좋은 시 2019.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