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오가피 / 박인수
물이 오른 양분 받아
봄 햇살 정기
가슴 속 인태하며
가지 뻗어 키우는
내 몸에
풀씨 하나
친구 되어 껴안고
내 몸 휘감아
고통 주던 너
한겨울 햇살에
누런 실타래 되어
이제
게으른 주인 덕에
나는 화초 가위에
절단되고
너는 건초더미 위에
화형식을 맞는구나
잘게 썰린 나의 분신
그늘 돗자리에
수분 빼고 잠들기
몇 날 며칠
큰 손에 물과 친구되어
뜨거움에 위로 솟구치다
나의 온몸
엑기스 되어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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