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시 오가피 / 박인수

운우(雲雨) 2019. 9. 18. 09:32

가시 오가피 / 박인수

 

 

물이 오른 양분 받아

봄 햇살 정기

가슴 속 인태하며

가지 뻗어 키우는

내 몸에

 

 

풀씨 하나

친구 되어 껴안고

내 몸 휘감아

고통 주던 너

한겨울 햇살에

누런 실타래 되어

 

 

이제

게으른 주인 덕에

나는 화초 가위에

절단되고

너는 건초더미 위에

화형식을 맞는구나

 

 

잘게 썰린 나의 분신

그늘 돗자리에

수분 빼고 잠들기

몇 날 며칠

큰 손에 물과 친구되어

뜨거움에 위로 솟구치다

나의 온

엑기스 되어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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