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 / 김남조 나무들 / 김남조 나무들은 이별의 준비로 더욱 사랑하고만 있어 한 나무 안에서 잎들과 가지들이 혼인하고 있어 언제나 생각에 잠긴 걸 보고 이들이 사랑하는 줄 나는 알았지 오늘은 비를 맞으며 한 주름 큰 눈물에 온몸 차례로 씻기우네 아아 아름다워라 잎이 가지를 사랑하고 가지가 잎.. 좋은 시 2019.07.31
창포원에 가면 / 박인수 창포원에 가면 / 박인수 상사화 꽃이 핀다 구절초 하얀 체취가 운다 연못가 속 새에 핀 그리움은 돌다리 건너 흘러간 시간 속에 묻혀 버린다 소나무 숲 의장에 앉아 사색에 잠겨 세월의 흐름 안타까워 인고의 차 한 잔에 우리 길 떠난다 창포꽃 필 때까지. 좋은 시 2019.07.30
부레 옥잠화 / 화운 임승진 부레 옥잠화 / 화운 임승진 희망에 부풀어 떠다니지만 깊은 바닥까지 뿌리 내릴 수 없어 일평생 품어온 맑고 푸른 꿈 꽃 한 송이 피우고 사라지네 좋은 시 2019.07.29
옛날 할머니 / 박덕규 옛날 할머니 / 박덕규 옛날 할머니들은 참 이상해 봄엔 밭일 엄마를 시키고 가을엔 바깥일 고모를 시켰대요 할머니 마음 누가 아실까요 좋은 시 2019.07.27
너의 이름을 부르면 / 신달자 너의 이름을 부르면 / 신달자 내가 울 때 왜 너는 없을까 배고픈 늦은 밤에 울음을 참아 내면서 너를 찾지만 이미 너는 내 어두운 표정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이름을 부르면 이름을 부를수록 너는 멀리 있고 내 울음은 깊어만 간다 같이 울기 위.. 좋은 시 2019.07.26
가을에 / 박인수 가을에 / 박인수 백로 지난밤 자락 원형 굴뚝에 핀 오색 불빛 상하 붉은 깜박 등 실개천 물 위 무지개 수 놓는다 국철 지나가는 소리와 전기 벌레잡이 야광등 부딪혀서 탁탁 타들어가는 소리에 놀라서 화들짝 달맞이꽃 봉오리가 바위틈에 노란 자태 자랑하며 활짝 핀다 세월 낚는 이 낚시.. 좋은 시 2019.07.25
일기예보 / 화운 임승진 일기예보 / 화운 임승진 비가 온다 하면 마음 먼저 젖어 들고 날이 갠다 하면 구름 따라 떠나고 싶네 바람 분다 하면 멀리 있는 이가 그립고 눈이 온다 하면 추억 따라 걷고 싶네 좋은 시 2019.07.24
가을연가 / 오남희 가을연가 / 오남희 아름답게 휘날리던 만추의 여정 뒤로 먼 길 떠나는 낙엽들이 흐느끼듯 가을비에 젖는다 우주를 돌아 제자리로 가는 윤회의 길일까 한 시절 풍요를 나르던 절대의 한 생애가 놀빛 속 화려한 그림자로 부유하며 구름을 따라간다. 좋은 시 2019.07.23
팻말 / 박덕규 팻말 / 박덕규 "꽃 한 송이이라도 함부로 꺾지 마세요." 낮에는 해님이 밤에는 달님이 이슬 열 두 말과 바람 삼백육십 자루를 쉴 새 없이 버무려 빚은 것이랍니다. 좋은 시 2019.07.22
청노루 / 박목월 청노루 / 박목월 머언 산 청운사(淸雲寺) 낡은 기와집 산은 자하산(紫霞山) 봄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잎 피어나는 열두 굽이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좋은 시 2019.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