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무엇이 될까 하니 / 화운 임승진

운우(雲雨) 2019. 7. 19. 07:20

무엇이 될까 하니 / 화운 임승진

 

 

내가 나무(木)가 되어

든든한 기둥으로

부모형제 모여 사는 집 지으면 좋겠네

 

 

내가 불(火)이 되어

냉랭해진 가슴을 녹여

사람 사이 훈훈한 정 쌓이면 좋겠네

 

 

내가 흙(土)이 되어

무엇을 심던지

꽃으로 피어나 열매 맺으면 좋겠네

 

 

내가 황금(金)이 되어

헐벗고 가난한 사람

밥 사주고 배부르게 해주면 좋겠네

 

 

내가 물(水)이 되어

날마다 솟아나는 샘물로

목마른 이 갈증 풀어주면 참 좋겠네

 

 

내가 사람(人)이 되어

글을 읽고 쓸 수 있으니

속 마음 울리는 시인이 되면 더 바랄 게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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