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 박인수 세월 / 박인수 가을 재촉하는 비가 쉼 없이 대지를 적신다 길가에 핀 족두리 꽃 계속되는 빗줄기 고개 숙이며 소소한 낯선 풍경 연출한다 귀뚜라미 밤 새 우는 노랫소리 누구를 유혹하기 위한 몸부림인가 성난 파도가 휩쓸듯이 안개비 새벽녘 내 마음 담아 흘러가는 세월에 띄우리라 젖은.. 좋은 시 2019.06.03
낚시 / 화운 임승진 낚시 / 화운 임승진 꼭 물고기만 낚으려는 게 아니다 세월도 낚고 빈 가슴도 낚으려 한다 지난밤에 드리운 낚싯대에 물고기 한 마리 걸리지 않았어도 비틀거리던 인생길에서 그냥 지나치면 후회하고 말 용서, 화해, 사랑도 건져 올리려 한다 오늘 하루가 저물기 전에 빈 바구니 절반이라.. 좋은 시 2019.06.01
물망초 / 오남희 물망초 / 오남희 묵은 뇌세포 실타레를 풀면서 수로부인 해가사에 가슴 설레는 새 시대의 주인공이 된 그대는 신델레라 길목 어귀마다 낯선 언어들이 치마꼬리 붙잡지만 언니 누나가 주는 창포 잎 푸른 산소가 선홍색 물망초의 화사한 꿈을 돕는다 물보라가 허공을 향해 꿈을 쏘듯이 새.. 좋은 시 2019.05.30
철새 / 박덕규 철새 / 박덕규 우리나라 찾아오는 기러기 가족 "엄마 배고파" "조금만 참어라" "얼마나 남아있어요?" "이제 금강산을 지났다" 엄마 머리에 떠오르는 넉넉한 남녘 들판 좋은 시 2019.05.29
나그네 / 박목월 나그네 / 박목월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지훈(芝薰)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좋은 시 2019.05.27
가을 빛 / 박인수 가을 빛 / 박인수 가을 잔치 인파속 신작로 밀리고 그 위에 실바람 타고 티 없이 높은 하늘 길 달린다 길가 가로수 벌써 풋내나는 가을 풍경 풍기며 나의 가슴에 감탄사 연발한다 우리네 인생 이 사계 흐름 맞추어 같이 노 젖다 보면 음악이 되고 흐름이 되어 하나의 의미를 만든다. 좋은 시 2019.05.26
단풍 / 화운 임승진 단풍 / 화운 임승진 살아온 날이 순하기만 했더라면 그리 가슴 터질 일이야 속으로 삭이다 못해 쏟아지는 피 울음을 어이하면 좋으리 또 다시 살길 주어지면 연한 잎으로 새로이 피어나련만 다시 못 올 곤한 걸음에 세월은 푸르게만 살도록 내버려두질 않네 서럽다고 철철 울기라도 했더.. 좋은 시 2019.05.25
물푸레나무 / 오남희 물푸레나무 / 오남희 겨울의 전령들이 밀려나고 봄이라는 계절이 산야에 채알을 치면 무서리에 생을 다한 어미 풀잎들 새싹들 봄 속으로 밀어 올리고 마지막 생을 마무리한다 옹이를 곧추세우던 추위도 갈기를 세우던 바람도 연자매를 돌리던 나목들도 미끄러지듯 푸른 봄 속으로 안긴.. 좋은 시 2019.05.23
철새 / 박덕규 철새 / 박덕규 우리나라 찾아오는 기러기 가족 "엄마 배고파" "조금만 참아라" "얼마나 남아있어요?" "이제 금강산을 지났다" 엄마 머리에 떠오르는 넉넉한 남녘 들판 좋은 시 2019.05.22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테요 오월(五月)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 좋은 시 2019.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