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밤 / 박인수 가을 밤 / 박인수 풍천 관광 공원 산자락 부는 풍광 오색 잎사귀 춤사위 빛바랜 이야기 들국화 내음 참나무 모닥불 고기 굽는 냄새 가을 병풍처럼 펼쳐진 암벽 계곡물 살찐 물고기 아른아른 우리는 하나의 흐름 세월의 풍파 시린 바람의 잔재 삶의 뿌리는 가을 빛 감도는 산야에 아른거린.. 좋은 시 2019.05.20
삶의 여정 / 화운 임승진 삶의 여정 / 화운 임승진 샘솟는 물일지라도 거친 자갈길을 흘러가지 않으면 시냇물이 될 수 없고 시냇물이 낮은 밑바닥을 쓸어주지 않으면 긴 강물이 될 수 없고 강물이 끝없는 너울을 넘어가지 않으면 저 푸른 대양이 될 수 없다 하물며 사람아! 제 눈에 보이는 하늘만 바라보고 제 딛고.. 좋은 시 2019.05.18
문에 대한 기억 / 오남희 문에 대한 기억 / 오남희 가시밭길이던 시간들이 등을 밀며 떠나가라네 부푼 마음으로 들어섰던 자부심의 문 미수의 나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버거웠던 일들이 고개를 들면 목청은 가늘어지고 울상을 지어야 했던 문 솔로몬의 지혜의 말씀처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 한마디를 마음.. 좋은 시 2019.05.17
해 / 박덕규 해 / 박덕규 동쪽바다에서 꺼낸 빨간 알사탕 하루 종일 하늘 그릇에 담아 두면 구름이 때때로 단물 빨아먹은 줄 모르고 노을 질 때 오물오물 삼키는 서산 좋은 시 2019.05.16
산유화 / 김소월 산유화 / 김소월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좋은 시 2019.05.15
10월 애(愛) 10월 애(愛) 서리 시작된다는 한로 지났고 그 덕분 고구마 수확 노동 맛 봄부터 가꾸어온 작물 수확 알갱이가 작건 크건 뿌듯하다 밤새 노동 통증 웽 하는 가을 모기 소리 다시 핀 베란다 모기향 순간 건조대 위 덩그러니 매달린 등산 배낭 눈동자 멈춘다 한 여름 먼지 쓰고 있던 가슴 이 밤.. 좋은 시 2019.05.13
밥 / 화운 임승진 밥 / 화운 임승진 누구나 먹는 밥 기름지거나 조촐하거나 한 끼의 밥에 기대어 살고 있습니다 밥 한 그릇에 활력이 있고 나눔이 있고 기쁨이 있고 안식이 있고 그 밥을 위해서 평생의 삶을 걸고 있습니다 한 끼의 밥을 거르므로 허한 속을 독으로 대신 채우고 있지는 않습니까? 좋은 시 2019.05.12
음악 있는 가을 산 / 오남희 음악 있는 가을 산 가을 산을 애도는 음악 속에 화면 위에 낙엽들 현란하게 하늘과 땅을 하나로 만든다 애간장 녹이는 이브몽땅의 노래 춤사위 속에 사슴 눈동자처럼 외롭다 추억 지나간 애상 속에 가을 산은 깊은 겨울잠으로 잠행하리니 단장에 젖은 눈물 한 방울 이 자연에 뿌려 하나가.. 좋은 시 2019.05.11
안개 / 박덕규 안개 / 박덕규 우거지상을 하며 아침을 맞는 들녘 지난밤 마구 날뛰던 비바람 달아난 뒤 뜬 눈으로 지새워 하품하는 달맞이꽃무리 폭신한 솜이불로 늦잠재우는 안개 좋은 시 2019.05.09
꽃과 언어 / 문덕수 꽃과 언어 / 문덕수 언어는 꽃잎에 닿자 한 마리 나비가 된다 언어는 소리와 뜻이 찢긴 깃발처럼 펄럭이다가 쓰러진다 꽃의 둘레에서 밀물처럼 들려오는 언어가 불꽃처럼 타다간 꺼져도, 어떤 언어는 꽃잎을 스치자 한 마리 꿀벌이 된다 좋은 시 2019.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