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연 / 박덕규 방패연 / 박덕규 나뭇가지에 걸려 덜덜 떨며 울고 있는 개구쟁이 방패연 '고것봐 쌤통이다' '아휴 고소해라 메롱' 까치가 지나가다 약을 올린다 공중으로 날아 오를 때 얼레가 힘들어 하는 걸 알고도 뱅뱅 돌며 까불 때 알아봤지 그러니까 큰 나무들 있는 곳에서는 장난치는 게 아니란다. 좋은 시 2019.04.02
투혼 / 오남희 투혼 / 오남희 숨막히는 캄캄한 미로 한 줄기 빛을 찾아 끝없는 열정을 쏟는다 시공 속을 헤매며 고양이 밤눈보다 더 빛나게 어둠을 사르는 슬픈 혼 작은 씨알들 지칠 줄 모르는 끈기와 쇠붙이보다 강한 정신으로 실줄 같은 희망을 찾아서 척박한 비늘 틈새에 내린 뿌리 절망 이란 없다고 .. 좋은 시 2019.04.01
별을 쳐다보며 / 노천명 별을 쳐다보며 / 노천명 나무가 항시 하늘로 향하듯이 별을 땅을 딛고도 우리 별을 쳐다보며 걸어갑시다 친구보다 좀더 높은 자리에 있어 본댓자 명예가 남보다 뛰어나 본댓자 또 미운 놈을 혼내 주어 본다는 일 그까짓 것이 다아 무엇입니까 술 한 잔만도 못한 대수롭잖은 일들입니다 발.. 좋은 시 2019.03.31
가을 / 박인수 가을 / 박인수 질퍽한 흙을 뚫고 넝쿨 뻗어 가던 고구마 줄기 이젠 첫서리 무서워 다음 세상 건너는 영혼 되고 땅속 붉은빛 결정체 되어 고개 내민다 비바람 속 고개 숙이던 벼 이삭 스쳐 지나가는 계절 흐름 따라 황금빛 들녁 만들고 가을걷이 기다린다 모닥불 쑥 향으로 수놓았던 그 긴 .. 좋은 시 2019.03.28
가을 / 박인수 가을 / 박인수 질퍽한 흙을 뚫고 넝쿨 뻗어 가던 고구마 줄기 이젠 첫서리 무서워 다음 세상 건너는 영혼 되고 땅속 붉은빛 결정체 되어 고개 내민다 비바람 속 고개 숙이던 벼 이삭 스쳐 지나가는 계절 흐름 따라 황금빛 들녁 만들고 가을걷이 기다린다 모닥불 쑥 향으로 수놓았던 그 긴 .. 좋은 시 2019.03.28
감기 / 박덕규 감기 / 박덕규 이른 아침부터 콜록콜록 이불 안 덮고 잔 걸 쌤통이라는 듯 엄마한테 고자질하는 기침 병원 정말 싫은데 꼼짝 없이 걸렸네. 좋은 시 2019.03.27
수평선의 흑점 / 오남희 수평선의 흑점 / 오남희 달리는 버스를 온몸으로 막으며 노을빛이 잘 어울리는 젊은이가 올라온다 장미 꽃다발을 안고 있는 얼굴이 꽃보다 더 상기된 모습이다 우주를 돌아온 샛별처럼 풋풋한 열정의 눈빛이 차안을 열기로 훈훈히 채운다 라벤더 향의 은은한 체온이 장미향 속에 섞여 숨.. 좋은 시 2019.03.26
가을이 서럽지 않게 / 김광섭 가을이 서럽지 않게 / 김광섭 하늘에서 하루의 빛을 거두어도 가는 길에 쳐다볼 별이 있으니 떨어지는 잎사귀 아래 묻히기 전에 그대를 찾아 그대 내 사람이리라 긴 시간이 아니어도 한 세상이니 그대 손길이면 내 가슴을 만져 생명의 울림을 새롭게 하리라 내게 그 손을 빌리라 영원히 .. 좋은 시 2019.03.24
가을 / 박인수 가을 / 박인수 질퍽한 흙을 뚫고 넝쿨 뻗어 가던 고구마 줄기 이젠 첫서리 무서워 다음 세상 건너는 영혼 되고 땅속 붉은빛 결정체 되어 고개 내민다 비바람 속 고개 숙이던 벼 이삭 스쳐 지나가는 계절 흐름 따라 황금빛 들녘 만들고 가을걷이 기다린다. 좋은 시 2019.03.23
가을 / 박덕규 가을 / 박덕규 김장하는 날 첫 돌 지난 아이가 영푼의 김치 속을 겁도 없이 만지다 재치기하며 놀라 엉금엉금 달아나면서 빨간 단풍잎을 어지럽게 놓고 가네요 좋은 시 2019.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