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 오남희 바다 / 오남희 파도가 없는 날 바다는 심심하다 망망한 대해를 가슴에 품고 때로는 홀로 노래 부른다 어쩌다 폭풍이 찾아오면 진노의 서슬에 사람들은 숨을 죽이며 평화를 기다린다 처얼석 콰아앙 앞뒤를 가늠하지 않고 무서운 포말로 위협하다가 잠잠할 때는 끝없이 안겨오는 속 깊이를.. 좋은 시 2019.02.17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 좋은 시 2019.02.15
체험학습 / 박인수 체험학습 / 박인수 지난밤 무릎 관절 욱신욱신 거리던 통증 새벽 태풍에 밀려 강풍 휘날리고 체험 현장 소화기 지하철 문 개방 열, 연기, 역화 경사 구조대 탈출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안전 체험 학습 여념 없다 늦여름 끝자락 그림자 드리우고 말매미 울음에 풀벌레 비명 붙들고 있고 소.. 좋은 시 2019.02.12
빗방울 / 박덕규 빗방울 / 박덕규 하늘에서 애기구름이 혼자 놀다 무지개 좇아 슬그머니 사라진 뒤 밤낮 없이 애타게 기다리며 보고 싶어 흘리는 엄마구름의 눈물 방울 좋은 시 2019.02.11
무형의 악보 / 오남희 무형의 악보 / 오남희 가을의 악보는 형체가 없어도 대자연의 노래를 연주한다 매미는 숲속에서 노래하고 어둠 속에서도 연주는 계속된다 때로는 피를 토하다가도 바그러지는 낙엽이 되어 숲 속 가득히 쌓이고 쌓인다 아침 햇살과 초록의 숨결로 무형의 악보들이 강르를 켠다 이 숲 저 .. 좋은 시 2019.02.09
사랑 / 김용택 사랑 / 김용택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들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좋은 시 2019.02.08
출동 출동 / 박인수 출동 출동 / 박인수 깃털 구름 빌딩 지붕 위 걸쳐 있고 가로수 그늘 벤치 시원함 쫓아 휴식 취하는 나그네 귓가 매미 울음만 안전 마포 행복 마포 119의 약속 긴급 출동 긴급 출동 출동 대기실 분주한 움직임 사이렌 소리 요란하다 구급 출동 구급 출동 신속 구급 출동 화재 저감 대책 추진 .. 좋은 시 2019.02.06
큰 바위 얼굴 / 오남희 큰 바위 얼굴 / 오남희 용문산 나들이 가는 능선마다 오색 문양에 거듭나는 채색의 낙엽들 바람에 깃을 세우고 노랗게 빨갛게 치장하는 마지막 삶이 눈부시다. 용문산 큰 바위 얼굴이 겸허하게 토해 내는 거대한 용트림이 후손의 가슴에 역사의 불을 지핀다. 가을이면 자궁 속을 비집고 .. 좋은 시 2019.02.04
또 다른 고향 / 윤동주 또 다른 고향 / 윤동주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밤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좋은 시 2019.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