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갈잎 / 오남희 작은 갈잎 / 오남희 갈잎이 부드러운 빗방울처럼 이마를 스치며 떨어진다 이별을 고하듯 감성을 파고드는 애잔한 몸짓 여름을 풍미하던 나신들은 이 가을 어디로 갔을까 바람에 휘몰리며 낙엽들은 어디론가 밀려가고 조락으로 덮인 음울한 거리엔 헐벗은 나뭇가지들이 흔들리고 있다. 좋은 시 2019.01.13
가는 길 / 김소월 가는 길 /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좋은 시 2019.01.10
무드리 뜨락에서 / 박인수 무드리 뜨락에서 / 박인수 청록 우거진 길 솔바람 타고 하늘 정원 지나 무드리 뜨락에 기대어 세월을 본다 여름 빗줄기 시원한 바람 자락 메마른 가슴 파도처럼 밀려오고 모퉁이 텃밭 감자꽃 생명수 되어 피어난다 위생도기 설치 어제와 오늘 후덥한 실내공기 땀 주체할 길 없고 작업복 .. 좋은 시 2019.01.08
바람의 색갈 / 박덕규 바람의 색갈 / 박덕규 보리밭 휘젓고 다니는 초록바람 고기잡이배 그물 따라 다니는 파란바람 깊은 산속 산머루 어루만지는 보라바람 눈썰매장 아이들과 뒹구는 하얀바람 좋은 시 2019.01.06
바위꽃 / 오남희 바위꽃 / 오남희 묵은 때 쌓인 창고에 솔바람을 불러 모은다 윤활유로 닦아도 빛이 안나는 것은 덕깽이 진 세월 탓이다 비 내리는 창가에 한 폭의 수채화같이 봄빛 이야기로 다듬어질 꽃바구니 안개 자욱한 모서리 아침 햇살로 채워 영혼의 빗살로 채색한다 여울물이 멈추지 않음은 벼랑 .. 좋은 시 2019.01.04
밤편지 / 김남조 밤편지 / 김남조 편지를 쓰게 해다오 이날의 할 말을 마치고 늦도록 거르지 않는 독백의 연습도 마친 다음 날마다 한 구절씩 깊은 밤에 편지를 쓰게 해다오 밤기도에 이슬 내리는 적멸을 촛불빛에 풀리는 나직히 습한 악곡들을 겨울 침상에 적시이게 해다오 새벽을 낳으면서 죽어가는 밤.. 좋은 시 2019.01.03
일상생활 / 박인수 일상생활 / 박인수 방통 날짜 맞추어 코일 시공 어제오늘 확인 차 축석령 고개 넘어가는 길 차 창가 방울꽃 피고 농부 가슴속 웃음꽃 피운다 미비점 완료 후 가는 동부 간선 도로 길 붉은 장미 분홍. 노랑. ㅎ흰색 꽃향기 신록 위 춤춘다 꽃게 철 찾은 수산 시장 인파 속 세상 이야기 즐기고.. 좋은 시 2019.01.02
화려한 외출 / 오남희 화려한 외출 / 오남희 검은 그늘을 벗어난 놀빛 속 겨울나무 벌거숭이 몸으로 안으려는 새봄은 누구의 가슴에도 설레려나 낙수처럼 매달린 하얀 시간들이 활화산으로 타오르는 어느 어머니의 화려한 외출 청량고추보다 매운 곤고한 고독의 성을 벗어나는 몸짓이 비 온 뒤 푸른 풀빛처럼 .. 좋은 시 2018.12.31
밤의 이야기 . 20 / 조병화 밤의 이야기 . 20 / 조병화 고독하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건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 좋은 시 2018.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