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화려한 외출 / 오남희

운우(雲雨) 2018. 12. 31. 05:58

화려한 외출 / 오남희

 

 

검은 그늘을 벗어난

놀빛 속 겨울나무

벌거숭이 몸으로 안으려는

새봄은

누구의 가슴에도 설레려나

 

 

낙수처럼 매달린

하얀 시간들이

활화산으로 타오르는

어느 어머니의 화려한 외출

 

 

청량고추보다 매운

곤고한 고독의 성을 벗어나는 몸짓이

비 온 뒤

푸른 풀빛처럼 아름답다

 

 

비바람에 넋을 놓은 강을 건너

산새 소리 생생한 음자리표 음계 한 소절

실리운 강 언덕에

파랗게 부서지는 햇살

동백꽃보다 붉게 내일을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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