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령 / 박인수 가을 전령 / 박인수 앞이 안보이게 쏟아지는 국지성 소낙비 여름 끋자락 산실 계절의 바뀜인가 지루하던 태양 볕 가을 전령의 세월 흐름 위해 바뀌는가 얼룩진 구름 사이 하늘빛 산마루 넘어 환한 빛 되어 수놓으리라 좋은 시 2019.04.20
탄생 / 임승진 탄생 / 임승진 누구라도 어미를 아프게 하지 않고 태어나는 자식은 없다 거친 세상 헤쳐가야 할 어린 자식 걱정에 어미는 미리부터 아프다 마음 저리다 못해 사지가 찢겨지는 고통으로 참을 수 없이 터지는 오열 어미의 몸을 가르고서야 문을 여는 생명의 첫걸음이 산고의 아픔보다 더 애.. 좋은 시 2019.04.18
짧은 꿈 / 오남희 짧은 꿈 / 오남희 찬란할 한 여름을 꿈꿨을 삼복에 찾아온 귀한 손님 칠층 베란다 창문에 발을 붙이고 제눈에 숲으로 보였나 가끔 머물다 간다 숲과 밤을 잃은 매미의 하얀 날개에서 삶의 고단함이 묻어난다 하루를 순간처럼 살아도 못다 할 어둠속 긴 칠년 갈증을 한 방울 이슬로 적시는 .. 좋은 시 2019.04.17
논개 / 변영로 논개 /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 맞추었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 좋은 시 2019.04.14
걷기 대회 / 박인수 걷기 대회 / 박인수 도봉사 검은 철불좌상 발 도장 찍고 무수골 골짜기 풍광에 눈도장 새기며 도봉천 흐름에 발걸음 뒤로하고 합수머리 중랑천 위로 오르면 창포원 가을 뭉게구룸 코스모스 길 걷던 길 멈추고 행보 뒤 돌아 본다. 좋은 시 2019.04.13
홍도의 노을 / 오남희 홍도의 노을 / 오남희 해변의 모난 돌들이 바다의 혀 안에서 사탕으로 구르다가 태양빛에 매끄러운 붉은 돌이 되었다 이 세상 어느 곳에 놓여도 홍도의 돌이라고 몸으로 홍도를 지킨다 신의 손길이 빗은 조각상들 천태만상의 형상을 지닌 바위들 모진 해풍을 견디어 온 자연의 만물상이.. 좋은 시 2019.04.11
봄 편지 / 박덕규 봄 편지 / 박덕규 산과 들에 월세 사는 동장군에게 해가 바뀌면서 봄 색시가 보낸 편지 꽃샘바람 핑께대지 마시고 입춘 날 이사 갈 준비 하세요. 좋은 시 2019.04.10
십자가 / 윤동주 십자가 /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 좋은 시 2019.04.07
가을 운동회 / 박인수 가을 운동회 / 박인수 빛바랜 흑백 시절 40년 추억 밤송이 속내 드러낸 무수골에 모였네 긴 세상살이 이야기 너머 탁사발 한 잔에 숨은 모습 찾기 여념 없고 가을 야산 옛 추억놀이에 웃음과 흐름 미학 동참하네 스친 세월 못다 한 이야기 다시 만날 기약하며 기울인 술잔의 아쉬움 벌써 미.. 좋은 시 2019.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