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 박인수
가을 재촉하는 비가
쉼 없이 대지를 적신다
길가에 핀 족두리 꽃
계속되는 빗줄기
고개 숙이며
소소한 낯선 풍경
연출한다
귀뚜라미
밤 새 우는 노랫소리
누구를 유혹하기 위한
몸부림인가
성난 파도가 휩쓸듯이
안개비 새벽녘
내 마음 담아
흘러가는 세월에 띄우리라
젖은 꽃잎에
입맞춤 하며
우수에 젖은 낙엽
책갈피 고히 간직하던
여인에게
붉은빛 행복을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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