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낚시 / 화운 임승진

운우(雲雨) 2019. 6. 1. 08:10

낚시 / 화운 임승진

 

 

꼭 물고기만 낚으려는 게 아니다

세월도 낚고 빈 가슴도 낚으려 한다

지난밤에 드리운 낚싯대에

물고기 한 마리 걸리지 않았어도

비틀거리던 인생길에서

그냥 지나치면 후회하고 말

용서, 화해, 사랑도 건져 올리려 한다

오늘 하루가 저물기 전에

빈 바구니 절반이라도 채워

눈물겨운 노을강에 띄워 보내면

월척은 아니더라도

흘러가는 세상사

대어보다 더 나은 입질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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