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패산 / 박인수 사패산 / 박인수 북한산 북쪽 끝자락 의정부를 휘감아 양주를 어깨에 이고 송추 목덜미 위에 치솟은 사패산 산행 들머리 사백오십 살 회화나무 벗 삼아 희룡 샘 연서 띄운 물 한 모금 쏟아지는 희룡 물줄기 따라 추억 만들기 여념 없다 두견화 바람에 나부끼며 오른 정상 사방은 비경지 하.. 좋은 시 2020.05.04
악어새 / 박덕규 악어새 / 박덕규 악어들은 참 좋겠다 사납고 무서워 모두 도망가는데 배불리 먹고 입 벌리면 겁 없이 다가와 치카치카 해주는 자동 칫솔이 있으니까 좋은 시 2020.05.03
불확실성 시대 / 오남희 불확실성 시대 / 오남희 지구는 마그마로 끓는다 알 수 없는 미래가 아스라한 시간을 타고 흐르는 예측불허의 시공 속에서 숨을 제대로 쉬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이유 없는 광란의 엽기 소돔과 고모라가 유황불에 탄다 폭염은 작은 미물들 씨알을 말리고 홍수가 안방을 넘나드는 희대.. 좋은 시 2020.05.01
제왕산이시여 / 박인수 제왕산이시여 / 박인수 대관령 자락 고속도로 준공비 옆에 매서운 칼바람 사납게 얼굴 할퀴네 싸라나무 숲 눈 폭탄 잔해길 선행자 길 트임에 무릎 밑 빠지는 백설 위에 수많은 발 도장 찍네 능선 오르매 푸른 바다와 산야 발아래 놓으니 이것이 제왕이로세 눈 덮인 암반능선 아름드리 노.. 좋은 시 2020.04.29
광휘의 언덕 / 오남희 광휘의 언덕 / 오남희 잃어버린 영혼이 그리워 소소리 바람 사운대는 청량한 숲을 찾아 나섰네 아집으로 휘도는 광휘의 언덕에서 그 사람은 그리스도 향기로 여는 하늘 잔치에 초대 되었네 베란다 모서리마다 새순들이 쏟아내는 푸른 숨결 그 숨결 마시며 한 걸음씩 깨끗한 영혼으로 거.. 좋은 시 2020.04.26
그땐 그랬지 / 화운 임승진 그땐 그랬지 / 화운 임승진 검정 고무신 신고 맹꽁이 우는 논둑길로 학교엘 갔지 여름이면 송사리 잡느라 개울물에 빠지고 장마로 불어난 황토 물살에 새로 산 꽃신 떠내려 보내 야단 맞을까 두려워 저물도록 집에 들어가질 못했지 밤이면 앞마당에 모깃불 피워 놓고 반딧불보다 더 많은 .. 좋은 시 2020.04.25
낙엽 밟는 구름산 / 박인수 낙엽 밟는 구름산 / 박인수 참나무 밑 쌓인 낙엽 바스락 거리는 몸짓으로 가을 인의 발걸음에 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 가을 내음 한가득 바람 색 수목 위로 계절 바뀜 준비 한창이다 산이 구름까지 솟았다는 구름산 시흥, 안양, 관악 한눈에 운산정 휘감아 눈 속에 넣고 홍송 자락 사.. 좋은 시 2020.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