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는 휴업중/오남희 내 귀는 휴업중/오남희 밀물처럼 밀려갔다가 밀려오는 성북구 종암동 오거리는 불야성이다 보도가 후끈하게 달아오른 눈 부릅뜬 야성들이 무섭게 질주한다 마찰음의 끝없는 굉음 불자동차 소리 환자 실어 나르는 싸이렌 소리 놀이터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 장사꾼이 외치는 소리 칠층 아.. 좋은 시 2018.10.31
아가/신달자 아가 /신달자 해가 저물고 밤이 왔다 그러나 그대여 우리의 밤은 어둡지 않구나 바라보는 마음에 따라 어둠은 물처럼 부드럽게 풀려 잘 닦은 거울처럼 앞뒤로 걸려 있거니 그대의 떨리는 눈썹 한 가닥 가깝게 보이누나 밝은 어둠 속에 잠시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나는 글을 쓴다 첫장에 .. 좋은 시 2018.10.30
인생길/박인수 인생길 /박인수 새벽길 나그네 길가 가로등 벗 삼아 옷깃 여민 안개빛 바람 타네 열어 젖힌 바닷길 잔성 사이로 겨울 철새 떼 지어 솟구쳐 고향 가는 길 하늬바람 따라 흐른다 불빛 비친 고기잡이 배 너머 서서히 여명 밝아오고 새로운 인생길 앞 해장국 냄새 풍긴다. *잔성 : 새벽에 보이.. 좋은 시 2018.10.29
봄이 오는 길목에서/박인수 봄이 오는 길목에서/박인수 화창한 봄 시금석 3월 햇살 빛 발하는 날 산보 삼아 찾은 백운계곡 광덕산과 백운산 정상 흘러 내리는 물 계곡 얼었던 얼음 녹이며 깨끗함 더하며 자연 순리대로 밑으로 기암 괴석 부딪치며 봄 생기 향해 떠나고 계절 힘 밀려 수백 마리 철새떼 하늘 용솟음 치.. 좋은 시 2018.10.26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노천명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내가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 좋은 시 2018.10.25
불꽃/오남희 불꽃/오남희 -축제 낙조에 물든 하늘과 바다가 엷은 안개로 융단을 깔아 놓는다 한 폭의 수채화 위에서 고고하게 봉황이 나래를 접는 대천 모래성 위엔 시인들이 별들을 향해 쏘아올린 소망의 불꽃들이 어둠을 뚫는다 하늘 끝 현란한 빛들 어느 별이 내 불꽃을 안았을까 내 감성의 두레박.. 좋은 시 2018.10.24
5월의 소리/박인수 5월의 소리 미친 봄 가고 길가엔 신록 인태하며 비닐 씌운 밭 고추 모종 잔치 한창이다 새벽녘 비둘기 선두로 새소리 합창 상근이 짖는 소리 보일러 순환펌프 돌아가는 소리 형광등 안정기 우는 소리 신작로 차량 멀어지는 소리 옆집 아낙 문 여는 소리 휴대전화 알람 우는소리 담쟁이 넝.. 좋은 시 2018.10.23
참새야 또 와/박덕규 참새야 또 와/박덕규 눈이 푹푹 쌓인 날 할머니 댁 닭장 참새들이 얌체처럼 모이를 먹어도 병아리 생각났는지 모르는 척하는 암닭 고맙다고 짹짹 잘 먹었다고 짹짹 그래! 그래! 배고프면 또 와 꼭꼭 좋은 시 2018.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