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정지용 고향/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 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좋은 시 2018.10.20
4월의 봄 / 박인수 4월의 봄 / 박인수 차가운 봄바람 옷깃 스미는 날 꽃망울 터트리며 회색빛 하늘 고통 속 그림자 드리운다 공포 속 비극 바닷가 몸부림쳐야 했던 그들 생과 삶 언제나 정상으로 마무리될까 춘 사월 눈발 날리며 오늘은 통곡의 바람꽃 핀다 좋은 시 2018.10.18
사막의 후예들 / 오남희 사막의 후예들 / 오남희 바람이 모래성을 쌓는다 애간장 녹이는 사막의 피리소리 땅거미진 영혼들 흐느낌으로 쏟아지는 왕방울의 눈물이 어린 물빛 하늘 휘어진 다리로 뒤뚱뒤뚱 등고선을 넘는 절규 바람에 쓸려간 발자국을 찾아 별똥별 속의 길을 헤맨다 찬바람 날선 시간으로 펼쳐진 .. 좋은 시 2018.10.17
자화상 / 윤동주 자화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빍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 좋은 시 2018.10.14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 좋은 시 2018.10.08
나의 뜰 / 박인수 나의 뜰 / 박인수 게발 선인장꽃 화려한 붉은 바람 불며 콧잔등 넘어가고 그 자리 아쉬워 지난 시절 줄기 난도질한 군자란 밑동 새로이 싹터 꽃대 비쭉 비쭉 올리더니 그리움 본향 되어 환하게 미소 짓는다 이제 완연한 봄기운 올 텃밭엔 사과나무나 심어볼까? 좋은 시 2018.10.07
꽃가마 / 오남희 꽃가마 / 오남희 푸른 물이 묻어나는 초록 잎새 벌레에 먹혀 북풍에 휘몰리는 숲 바람의 딸이 되어버린 깃털 같은 영혼 발자국 지우며 달그림자는 백옥 같이 새하얀 빛으로 피안을 가는가 핏줄들의 심장 타는 피울음에 모린공원 지붕이 잿빛으로 물든다 싱그러운 수밀도향을 지천명 불꽃.. 좋은 시 2018.10.03
새참 심부름 / 박덕규 새참 심부름 / 박덕규 옛날 모내기 때 새참 심부름 노란 주전자의 술 호기심에 홀짝 홀짝 논길 걸으며 실실 거리던 코흘리개 우리 할아버지 어릴적 이야기 좋은 시 2018.10.01
금잔디 / 김소월 잔디 / 김소월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深深)산천에 붙는 불은 가신 임 무덤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 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 심심 산천에도 금잔디에 좋은 시 2018.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