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꽃가마 / 오남희

운우(雲雨) 2018. 10. 3. 05:56

꽃가마 / 오남희

 

 

푸른 물이 묻어나는 초록 잎새

벌레에 먹혀 북풍에 휘몰리는 숲

 

 

바람의 딸이 되어버린 깃털 같은 영혼

 

 

발자국 지우며 달그림자는

백옥 같이 새하얀 빛으로 피안을 가는가

 

 

핏줄들의 심장 타는 피울음에

모린공원 지붕이 잿빛으로 물든다

 

 

싱그러운 수밀도향을

지천명 불꽃으로 남기고

홀로

꽃가마에 올라

한줌 재가 되어 나르는 샤론의 꽃

 

 

샛별 꿈꾸는 무지개를 안고

그림자 같이 넓고 높은 시공을 파랑새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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