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는 휴업중/오남희
밀물처럼 밀려갔다가 밀려오는
성북구 종암동 오거리는 불야성이다
보도가 후끈하게 달아오른
눈 부릅뜬 야성들이 무섭게 질주한다
마찰음의 끝없는 굉음
불자동차 소리
환자 실어 나르는 싸이렌 소리
놀이터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
장사꾼이 외치는 소리
칠층 아파트 유리된 휴식 공간은
꿀을 나르는 벌떼의 육각형 여왕별 내전이다
겨울이 가면
더 많은 꿀을 따기 위해 벌들은
얼마나 큰 소리로 쳐들어올까
윙윙거리는 소음에 내 귀는 휴업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