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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원 / 장귀녀

염원 / 장귀녀 오소서 메말라 터지고 갈라진 바닥 깊이 켜켜이 쌓인 오물들 말끔히 씻기어 흐르게 하소서 비 되어 오소서 구름 속에 내비친 말간 햇살에 반짝 반짝 물무늬 빛나도록 덩실 덩실 춤추어 새롭게 흐르리이다. 오소서, 오소서 쓸라미 매미합창 드높은 한 켠에 혼이 담긴 물소리 되어 겸허한 감사의 노래로 흐르리이다. 오소서, 오소서, 비 되어 오소서 한 줄기 시원한 바람 나뭇잎에 서성이는 파란 하늘 마주하고 이제는 사랑과 소망으로 넉넉히 흐르게 하소서.

좋은 시 2022.06.29

나그네의 여행길

나그네의 여행길 세계 곳곳을 다니는 어느 여행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 마을에 현인이 있다는 소식에 곧장 그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현인의 집은 책 몇 권, 조그만 식탁, 의자 등이 전부였고 가구며 서재도 없이 너무 초라한 집이었습니다. 여행자는 초라한 집의 모습에 놀라 다른 가구며 집기가 어디 있는지 물었고 현인은 잠시 침묵한 뒤 여행자에게 되물었습니다. "그대의 것은 어디 있습니까?" "제 것이요? 저는 여행자 아닙니까. 그저 지나가는 존재일 뿐인걸요." 그러자 현인은 조용히 웃으며 여행자에게 말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 인생이지만 우리는 천년만년 살 것처럼 소유하며 살곤 합니다. 오늘 하루 굶지 않고 먹을 수 있음에 바람과 비를 피해 쉴 수 있음을 감사하며 살아가야..

좋은 글 2022.06.29

숲 5시에 일어나 운동을 하러 베란다에 나갔다. 비가 내린 끝인지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시 원하다. 채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산에선 종류를 알 수 없는 새들이 들락날락 연락부절이다. 이곳에 터를 잡고 산지 5년 여가 되었지만 숲이 각종 새들의 보고라는 것을 이제야 알 았다. 숲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생명 들을 품고 있다. 많은 생명을 품고 있지만 숲은 그 생명들을 내치는 예가 없다. 숲은 수많은 생명을 품고 오늘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의 이야기 2022.06.25

조용한 식당

조용한 식당 경북 포항에는 '말'이 필요 없는 식당이 있습니다. '끼익'하는 문소리가 들려도,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네도 직원들은 묵묵부답입니다. 재료를 다듬고 조리하는 소리만 들릴 뿐 어느 곳보다 적막한 이곳은 바로 '수화식당'입니다. 식당의 이름처럼 이곳엔 손으로 말하는 청각장애인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꼭 수화로 대화해야만 주문되는 건 아니지만, 수화로 주문할 때 500원 할인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벽면엔 큰 모니터로 수화 영상을 틀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포항에서 가장 조용하다고 할 수 있는 이곳은 원래 나이트클럽이었다고 합니다. 동네에서 가장 시끄러웠던 곳이 가장 조용해진 장소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소통이 어려워 청각장애인과 일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깬 이곳은 이제 손님도 일하는..

좋은 글 2022.06.25

보리밭

보리밭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 고 저녁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보리밭! 나 어렸을적 세마름 밭에 보리를 많이 심었었다. 5월쯤 파란 보리가 6월이 되며 누렇게 익어갈 무 렵 여치가 찌르르 울어댄다. 그러면 여치를 잡아 보릿집으로 만든 여치 집에 상추 잎새를 물에 적셔 넣어주면 여치는 여치 집 에서 찌르르 찌르르 울었다. 그렇게 무더운 여름을 보냈던 기억이 누렇게 익 어가는 보리를 보며 옛날을 기억해 본다. 요즘 고창이 청보리가 유명하지만 경기도 양수 리에도 꽤 괜찮은 가볼만한 보리밭이 있다. 눈 감으면 아련하게 머리에 떠오르는 보리밭 보리냄새 오늘 따라 그 시절이 그립다.

나의 이야기 2022.06.23

여인 / 장귀녀

여인 / 장귀녀 양수 터지고 급습해대는 하늘이 뒤집히는 진통! 왜? 선악과 먼저 먹은 죄? 남자보다 더 큰 벌? 지금 난 왜여자란 말이야? 통한의 몸부림은 새 생명 안는 순간 사라지고 솟구쳐오는 사랑! 사랑! 쓰다듬고 보듬는 손길 따라 묻어나는 마음, 장 삭듯 마음도 삭아 깊디 깊은 부모 사랑을, 이제사 그 고마움에 가슴 저미고! 내 아이 귀하듯 남의 아이도 하나같이 모두 빛나는 보석인 것을...! 몸으로 부딪혀 이제야 사랑의 본질 더듬어 가는 길 불 밝힌, 아, 그 사랑! 해산의 고통은 저주가 아닌 축복이었어라!

좋은 시 2022.06.23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비록 비공식적인 기록이지만 인도네시아에는 146세까지 장수한 음바 고토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주민등록체계가 만들어지기 전에 출생했기에 정확한 나이를 알기 어렵지만 할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1870년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꼭 이루고 싶은 마지막 소원이 바로 '죽음'이라고 합니다. 사실 할아버지에겐 10명이 넘는 자식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식들이 먼저 세상을 떠났기에 손자들을 빼면 아무도 남지 않았습니다. 자식들을 먼저 보내는 슬픔과 혼자 있는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었던 할아버지에겐 '죽음'은 마지막 축복이자 소원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2017년 병세가 악화되었음에도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집에서 가족들 곁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긴 ..

좋은 글 2022.06.23

미세 암세포까지 제거하는 획기적 암 치료법 나왔다.

미세 암세포까지 제거하는 획기적 암 치료법 나왔다 광면역요법이 면역 반응을 유발하여 면역체계가 미래에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금까지 의학계에서 공인을 받은 주요 암치료법은 4가지가 있었다.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면역요법이다. 여기에 다섯 번째 치료법으로 불릴 만한 획기적 치료법이 더해지게 됐다고 영국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폴란드, 스웨덴의 공학자, 물리학자, 의사, 생물학자와 면역학자로 구성된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광(光)면역요법'이다. 특별한 형광염료와 암을 표적으로 하는 화합물을 결합해 암세포가 어둠 속에서 빛을 내도록 유도한 뒤 그 위치를 파악하고 레이저로 종양을 제거한 뒤 다시 근적외선을 쏘면 몇 분 안에 남은 미세 ..

건강 2022.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