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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보리밭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 고 저녁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보리밭! 나 어렸을적 세마름 밭에 보리를 많이 심었었다. 5월쯤 파란 보리가 6월이 되며 누렇게 익어갈 무 렵 여치가 찌르르 울어댄다. 그러면 여치를 잡아 보릿집으로 만든 여치 집에 상추 잎새를 물에 적셔 넣어주면 여치는 여치 집 에서 찌르르 찌르르 울었다. 그렇게 무더운 여름을 보냈던 기억이 누렇게 익 어가는 보리를 보며 옛날을 기억해 본다. 요즘 고창이 청보리가 유명하지만 경기도 양수 리에도 꽤 괜찮은 가볼만한 보리밭이 있다. 눈 감으면 아련하게 머리에 떠오르는 보리밭 보리냄새 오늘 따라 그 시절이 그립다.

나의 이야기 2022.06.23

여인 / 장귀녀

여인 / 장귀녀 양수 터지고 급습해대는 하늘이 뒤집히는 진통! 왜? 선악과 먼저 먹은 죄? 남자보다 더 큰 벌? 지금 난 왜여자란 말이야? 통한의 몸부림은 새 생명 안는 순간 사라지고 솟구쳐오는 사랑! 사랑! 쓰다듬고 보듬는 손길 따라 묻어나는 마음, 장 삭듯 마음도 삭아 깊디 깊은 부모 사랑을, 이제사 그 고마움에 가슴 저미고! 내 아이 귀하듯 남의 아이도 하나같이 모두 빛나는 보석인 것을...! 몸으로 부딪혀 이제야 사랑의 본질 더듬어 가는 길 불 밝힌, 아, 그 사랑! 해산의 고통은 저주가 아닌 축복이었어라!

좋은 시 2022.06.23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비록 비공식적인 기록이지만 인도네시아에는 146세까지 장수한 음바 고토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주민등록체계가 만들어지기 전에 출생했기에 정확한 나이를 알기 어렵지만 할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1870년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꼭 이루고 싶은 마지막 소원이 바로 '죽음'이라고 합니다. 사실 할아버지에겐 10명이 넘는 자식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식들이 먼저 세상을 떠났기에 손자들을 빼면 아무도 남지 않았습니다. 자식들을 먼저 보내는 슬픔과 혼자 있는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었던 할아버지에겐 '죽음'은 마지막 축복이자 소원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2017년 병세가 악화되었음에도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집에서 가족들 곁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긴 ..

좋은 글 2022.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