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상처2 / 장귀녀

운우(雲雨) 2022. 4. 19. 17:08

상처2 / 장귀녀

 

배꼽,

숙명적인 끊김의 상흔

그리도 뚜렷하게

한복판을 차지해

 

상처를 안고 사는 건지 

상처가 삶을 사는 건지

 

그대로 삶이기에 

살 밖에.....

 

그래도 사노라면 

상처가 싫네, 떼고 싶네

호흡이 스러지는 그 날까지

상처는 끝이 없어

 

아픔 저 깊이에서 

처절하게 피어오르는 절규,

 

탯줄이 다시 이어진다면....

끊어짐 없는 생으로 태어난다면....

 

어릴 적 소 몰고 간 언덕

한가로이 누렁이 풀 뚣을 때 

홀로 풀밭에 누워 

파란 하늘 마주하고

 

유유히 흘러가는 하얀 구름 

저 너머 어딘가에 

내 천국은 있을 거야

희망의 꿈을 꾸었었지

 

낙원의 삶을 누려볼거나

정녕, 그런 세상을!

 

상처가 싫네, 떼고 싶네,

아픔이 깊어갈수록

피할 수도 비킬 수도 없기에 

꿈은 더욱 간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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