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상처 1 / 장귀녀

운우(雲雨) 2022. 4. 12. 07:54

상처 1 / 장귀녀

 

상처를 품고

주고받고 살지

 

괴로워 포기하고 싶은데

포기할 수 없는 것은 

피고름에 한데 엉겨

씨름하듯 붙어있는

끈질긴 무엇

 

뜨거운 혈관 타고 흘러 

돛단 배 나타나듯

사랑이란 깃발로 손짓하는 걸

외면할 수 없잖아

 

상처 때문에 

세월에 근 박이 듯

깊게 쌓여진 정분인데

단칼에 베어질 수 없잖아

 

상처를 보듬고 

어루만져 살지

 

아문 흔적은 

흘러가는 삶의 궤적에 

나이테로 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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