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발을
멈춘다.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
고 저녁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보리밭!
나 어렸을적 세마름 밭에 보리를 많이 심었었다.
5월쯤 파란 보리가 6월이 되며 누렇게 익어갈 무
렵 여치가 찌르르 울어댄다.
그러면 여치를 잡아 보릿집으로 만든 여치 집에
상추 잎새를 물에 적셔 넣어주면 여치는 여치 집
에서 찌르르 찌르르 울었다.
그렇게 무더운 여름을 보냈던 기억이 누렇게 익
어가는 보리를 보며 옛날을 기억해 본다.
요즘 고창이 청보리가 유명하지만 경기도 양수
리에도 꽤 괜찮은 가볼만한 보리밭이 있다.
눈 감으면 아련하게 머리에 떠오르는 보리밭
보리냄새 오늘 따라 그 시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