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태초의 순수 / 오남희

운우(雲雨) 2020. 5. 7. 08:17

태초의 순수 / 오남희

 

 

창피도 부끄러움도

체면도 가식도 벗어버린

에덴동산 이브의 풍만한 유체들

 

 

죽순처럼 솟는 욕망을

달라붙은 집착을 싹싹

타올로 벗겨 내고 물로 씻어 낸다

 

 

이끼처럼 돋아나는

끝없는 내 안의 탐진을

박박 문질러 깨끗이 닦아낸다

 

 

새벽을 돌아오는 새별처럼

옷을 벗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에덴동산 태초의 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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