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운우(雲雨) 2020. 3. 8. 20:08

봄이 오는 길목에서

 

 

휴일이다.

아침 일찍 북한산 길을 걷기로 작정을 하고

나선 걸음이다. 아침이라 약간은 추워 따뜻

한 옷을 입고 나섰는데 산길을 오르니 더워

등에 땀이 나 옷이 축축하게 젖어 있다.

 

오늘은 방학동에 이사와 처음으로 왕실 묘

역을 가볼 요량으로 나선 길이다. 조선 왕

중 최고의 폭군이었던 연산군의 묘지와 세

종대왕의 둘째 공주였던 정의공주의 묘역

을 돌아 보기 위해서였다.

 

정의 공주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는

데 소리글인 한글에 대하여 수양대군과 안

평대군 등과 함께 발음을 하는데 많은 도움

을 주었다고 기록이 되어 있었다.

 

무덤은 2기였는데 왼쪽은 정의 공주의 남편

인 안맹담의 무덤이고 오른쪽 묘지가 정의

묘라고 한다.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연산군의 묘지가

있었다. 연산군의 묘지에는 5기의 묘가 있

었는데 가장 위에 왼쪽으로 연산군의 묘지

가 있었고 옆엔 그의 부인인 신씨의 무덤이

있었고 중간에 무덤은 태종의 둘째 비의 무

덤이라 한다.

 

그리고 가장 밑에 있는 2기의 묘는 연산군의

사위의 묘와 딸의 묘라고 한다.

 

그렇게 이조 왕실의 묘를 돌아 보고 오는 길

엔 양지녘에 돋아난 쑥이 파릇하게 자라 있어

함께 간 친구가 쑥을 뜯어다가 저녁에 된장국

을 끓여 먹는다 해서 조금 뜯어서 주었다.

 

벌써 양지녘에는 봄이 와 있었다. 나는 오늘 왕

실 묘역을 보러 간다는 핑게로 봄이 오는 길목

을 걷고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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