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광한루의 연가 / 오남희

운우(雲雨) 2019. 8. 26. 22:23

광한루의 연가 / 오남희

 

 

이끼 낀 난간 돌다리 위에서

사랑의 몸짓이 현란한 비둘기 한쌍

뾰죽한 부리를 서로 비벼대며

주고받는 사랑의 윤선이 노을로 번진다

 

 

광한루 모서리마다 시간이 사랑의 애가로 저문다

 

 

이른 봄 하얀 목련꽃 피는

아련한 그리움처럼

이 혼돈의 시대에 청아한

사랑의 포말이 푸르디 푸르다

 

 

막 깨어난 대지를 감싸안는

산뜻한 아침 햇살처럼

영혼까지 아름답게 각인된 남원골

 

 

춘향과 몽룡의 사랑의 분화구가

광한루 곳곳에서 뜨겁게 분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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