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들 그림자 / 오남희
푸른 별들이 쏟아지는 찬란한
태고의 적막이 흐르는 둔덕
하얀 달빛이 거니는 밤이 차갑다
찔레나무 꽃잎에 얽힌 이야기
물푸레나무 그늘에 숨은 이야기
수면 위로 노를 저으며
젊은 날을 실은 둥근달이 사연을 남긴다
바람에 싱그럽던 풋보리 시절
별을 보며 꿈을 키우던
주름진 오십년의 이랑은 빛이 바래고
안개 덮인 행간에 별자리가 외롭다
유랑의 나그네 된 지우들 그림자가
솔소리 바람 뜸북새 소리에 묻힌
사연들 허공에 띄워놓고 구릉을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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