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황혼의 슬픈 군상(群像)들

운우(雲雨) 2022. 4. 5. 10:53

황혼의 슬픈 군상(群像)들

 

어제 정오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내가 자주 문병가던 선배인데 코로나가 걸려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어 어느 곳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선배를 찾았다는 전화였던 것이다. 

그동안 어느 곳에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병원에 

물어도 모른다고만 할 뿐이었다. 

 

찾을 길이 없어 구청에 물어도 구청은 사람 찾

아주는 곳이 아니라는 대답만 들었을 뿐이었다.

 

경찰서에 물어도 시원한 대답은 없었다. 가족이

아니면 알려줄 수 없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있을

뿐이다.

 

어쩌다 세상이 미렇게 못쓰게 변했을까? 처자식

이 있건만 처자식은 나 몰라라다.

 

할 수 없이 여동생이 택시에 태워 부천에 있는

병원에서 수유리 현대병원까지 데려 왔다는 것

이다.

 

그리고 바로 퇴계원의 요양병원으로 보내졌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이야기를 하며 여동생은 울고

있었다. 

 

그가 부자였어도 이런 취급을 가족들에게 받았을

까?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변했을까?

 

세상에서 장유유서(長幼有序)가 사라진 시대, 부모

도 없고 어른도 없다.

 

오직 이기적인 나만이 존재할 뿐이다. 우리가 떠나

고 남을 후대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아마 인정도 모르는 가슴이 없는 로봇같은 괴물만

이 존재하는 세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유유서가 사라진 시대, 재물만 사랑하는 냉혈한

만이 존재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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