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구월 초에 구월이 오는 소리 다시 들으면
으로 시작하는 패티김의 노래를 들은 지
엊그제인데 오늘이 벌써 시월이 첫날이란
다.
이제 또 얼마 지나면 우리는 이용의 시월의
마지막 밤을 들어야 할 것이다. 세월이 무섭
게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다.
구월은 산야가 푸르렀지만 시월에 들어서면
온통 빨갛고 노랗고 갈색으로 변해갈 것이고
결국엔 나무는 흉칙하게 발가벗겨질 것이다.
인생도 나무와 무엇이 다르랴!
젊어선 보이지 않던 것들이 나이를 먹으며 한
겹 두겹 벗겨지며 발가벗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 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가을이란 계절은 솔직하고 정직한
계절이다. 베일에 가렸던 모든 것을 솔직히 내
려놓는 계절이니 말이다.
시월!
이 계절엔 너도 나도 나무처럼 발가 벗겨진 솔
직한 너와 내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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