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보내는 겨울의 전송
어제 몹시 바람이 불었다.
단정히 빗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흐트러질
정도였으니 세차게 불었던 것은 맞다.
청계천을 지나올 때 보니 행인은 하나도 보
이지 않고 쓸쓸히 흐르는 물과 나뭇잎이 떨
어져 발가 벗겨진 나무들 만이 바람에 흔들
리고 있을 뿐이다.
길가 노면엔 무수히 떨어진 플라타나스 잎
새의 잔해들 만이 바람에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다 지나는 행인의 발길에 밟혀 부서지
고 있다.
이렇게 12월 초의 청계천은 쓸쓸함의 극치
를 보여주고 있었다. 가을을 떠나 보내는
겨울의 전송은 마치 여인의 서슬퍼런 차가
움의 극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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