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을 보내는 겨울의 전송

운우(雲雨) 2019. 12. 3. 08:04

가을을 보내는 겨울의 전송

 

 

어제 몹시 바람이 불었다.

단정히 빗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흐트러질

정도였으니 세차게 불었던 것은 맞다.

 

 

청계천을 지나올 때 보니 행인은 하나도 보

이지 않고 쓸쓸히 흐르는 물과 나뭇잎이 떨

어져 발가 벗겨진 나무들 만이 바람에 흔들

리고 있을 뿐이다.

 

 

길가 노면엔 무수히 떨어진 플라타나스 잎

새의 잔해들 만이 바람에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다 지나는 행인의 발길에 밟혀 부서지

고 있다.

 

 

이렇게 12월 초의 청계천은 쓸쓸함의 극치

를 보여주고 있었다. 가을을 떠나 보내는

울의 전송은 마치 여인의 서슬퍼런 차가

움의 극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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