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국화 옆에서 / 서정주

운우(雲雨) 2018. 12. 24. 20:27

국화 옆에서 /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이 오도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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