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딸아 / 오남희

운우(雲雨) 2018. 12. 20. 22:24

딸아 / 오남희

 

 

너는 바람이고

나는 이슬비구나

바람은 형체가 없고

이슬비는 온 생을 적시지

영원히 만질 수 없는

바람은 흔들리는 나무에서 보렸만

너는 어디에서 만나랴

꿈 속에서 만나랴

 

 

빛으로 차 있는 허공이

너무 싸늘하구나

밝음도 어둠도 없어

무거운 공기만 떠도는

무채색의 빈 허공이구나

딸아

내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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