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작은 정성이 기쁨이다

운우(雲雨) 2016. 12. 14. 19:27

작은 정성이 기쁨이다.

 

어제다.

같이 일을 하던 70대 중반의 노인이 내가 사는 집을 꼭 한번 와보고 싶다하여

오라고 했다.

가족과 떨어져 사는 사람인데 인정 많고 착한 충청도 사람이다.

늘 남에게 베풀길 좋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주고 지금은 많이

렵운 것 같다.

나는 그런 그 사람에게 무엇인가 베풀고 싶었다.

그래서 무를 썰어 넣고 황태와 들깨가루 등 여러가지 양념을 넣어 시원한 국

을 끓이고 집에 있는 반찬과 함께 저녁대접을 나름대로 정성들여 했다.

그는 황태국을 먹으며 지금까지 먹은 음식 중 최고로 맛이 있다고 한다.

물론 미안한 마음에 인사치래의 말이려니 하겠지만 사실 나는 황태국을 끓이

는데는 일가견이 있다.

나는 그 와 함께 저녁식사를 한 후 담소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가 담소 중 어렵

게 말을 꺼낸다.

"저~ 나 여기서 하룻밤만 자고 가면 안되겠어요?"
하고 어렵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

'왜요?"

하고 나는 물었다.

"사실 제가 사는 집이 지하 방인데 물이 나오질 않아 보일러를 땔 수가 없어

무척 춥답니다."

나도 혼자 사는 사람이지만 내가 사는 방에 다른 사람을 재우고 그러진 않는

편이라 마음에 잠시 망서림이 있어지만 곧 승락을 하고 말았다.

누가 말하길 내 품에 들어온 새를 쫓아내면 안된다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

이었다.

"그렇게 하세요."

하고는 나는 전기 장판 위에 요와 이불을 깔아 주었다.

그는 피곤했는지 먼저 자겠다고 하며 아침 일찍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 가겠

다고 하였다.

그러나 내 마음은 애초에 잠을 재우지 않았으면 했지 그냥 아침도 먹이지 않

고 보낸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 말씀 마세요. 이미 쌀을 밥통에 앉혀 놨어요. 아침 잡숫고 천천히 가시

도록 하세요."

하고는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해 먹이고 보내니 내 마음도 가뿐하고 좋았다.

만약 그냥 보냈다면 내 마음은 종일 무거웠을 것이다.

내가 조금 움직이면 상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데 작은 것이지만 베프는 일은

언제나 마음을 가볍게 한다는 것을 이번 일을 통해서 또 다시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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