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카시아 향기 풍기는 오월에....

운우(雲雨) 2016. 5. 8. 21:27

아카시아 향기 풍기는 오월에....

 

며칠 전 비가 오던 날이었다.

퇴근해 집으로 오는 중에 어디선가 향긋한 냄새가 풍겨온다.

어디선가 많이 코에 익은 냄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그러한 향긋한 냄새가 나는 것은 그

출처가 강력한 향기를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그 출처를 찾으니 그 출처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집 앞 공군부대 사택이 있는 그곳이었다.

그곳은 민간인들의 집과 분리시키기 위하여 담장으로 쳐져 있

는데 담장보다 나무가 커서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외관상 아름답다고는 볼 수 없으나 하얀 옷을 입은 순수한 모

습을 하고 있는 아카시아 꽃이었다.

언제나 5월이 오면 피어 많은 사람들에게 향기로 기쁨을 선물

하는 꽃, 아카시아!

5월이 오면 하얀 옷을 입고 언제나 변함없이 찾아 오는 손님

아카시아꽃 !

그 꽃의 향기는 자신이 있는 곳에만 향기를 선물하는 것이 아

니고 먼 곳까지도 그 향기를 선물한다는 데 있다.

내가 어렸을 적엔 내가 살던 집 뒤 울타리가 아카시아 나무

덥혀 있었다.

그때 어렸던 나는 이른 봄이면 아카시아의 어린 순을 꺾어

했고 5월이 오면 환하게 핀 아카시아 꽃을 따서 먹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아카시아 꽃으로 술을 담근다고도 하는데 나는

번도 아카시아 꽃으로 담근 술을 먹어본 적은 없다.

해마다 5월의 봄이 오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찾아 오는 아카시아

꽃을 반기지만 어시절처럼 아카시아 꽃을 따먹을 수 없어 아쉽

다는 생각을 한다.

옛날처럼 청정한 지역이 없기에 함부로 아카시아 꽃을 먹을 수

도 없지만 빗물에도 중금속 같은 것이 묻어 내려 지금은 어디에

도 청정지역이 없기 때문에 먹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카시아 꽃을 먹고 못먹고를 떠나 지금도 그 꽃이 가지

있는 아름다운 향이 있기 때문에 그 꽃은 5월이 되면 언제까지

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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