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석탑춘추 정기 모임을 마치고....
정각 4시에 모임 장소에 나가니 청운이 막걸리와 부침개를 시켜
먼저 한잔을 걸치고 있었다.
사실 전철을 타고 올 때 핸폰으로 막걸리와 부침개를 사진을 찍
어 보내와 알고 있었다.
사진을 보며 '일찍와 혼자 있으려니 심심해 막걸리를 먼저 한잔
걸치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던 바였다.
예상했던 대로 약속 장소에 나가니 청운 혼자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나도 맞은 편에 앉아 막걸리를 한사발 달라고 하여 함께 마시기
시작했다.
앉자 마자 우리들의 대화는 석탑춘추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수밖에 없었다.
5월에 7호지 석탑춘추를 발행을 해야 되느데 작가들로부터
작품이 송달이 되지를 않아 아직 편집도 하지 못한 상태다.
작업이 진행이 되지 않고 있으니 마음은 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 모이는 멤버들이 석탑춘추에 대한 핵심 멤버이니 나
의 솔직한 마음을 털어 놓을 예정이었다.
작가 회원들의 협조가 이 정도로 비협조적이니 잡지사 면허를 반
납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만나니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만들며 지금까지 끌고 왔는데 그런 애정이
서린 석탑춘추를 어떻게 단칼에 페간을 할 수 있겠는가?
잠시 후 부회장인 고암이 오고 페간 문제는 없던 것으로 하기로
하고 봄호를 발행하기로 결정이 내려졌다.
힘은 들지만 책을 만드는 비용은 회장, 부회장, 편집장이 돈을 내
다시 만들기로 한 것이다.
결정이 그렇게 나자 마음이 홀가분해 졌다.
찻집을 나와 식당으로 가서 저녁을 먹고 청계천으로 나왔다.
뉘엿 뉘엿 지는 해를 보며 청계천을 걸었다.
막 돋아나기 시작한 담쟁이 넝쿨의 잎파리가 연하면서 반짝거리는
것이 앙증스럽다.
핸폰의 카메라에 담쟁이 넝쿨의 잎새를 담고 조금 내려오니 이름
모를 하얀 꽃이 나를 반긴다.
이름은 모르지만 그 꽃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그리고 서산인지 빌딩 숲으로 넘어가는 건지 지려는 해를 보며 전
철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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