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아라리 別曲을 쓰기 위하여 2

운우(雲雨) 2011. 6. 21. 23:37


“아라리 別曲“을 쓰기 위하여 2


정선으로 향하는 길도 강릉에서 들어오는 길보다 더 험한 길이다.

굽이굽이 돌아 정상에 이르니 780m의 고개다.

작은 높이의 산이 아니다.

그 이후부터는 사뭇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구불구불한 길이 조그만 실수도 용납이 안 되는 길이다.

아 차 하는 순간에 천 길 낭떠러지로 구르고 마는 것이다.

언덕을 내려오니 작은 소도시가 나온다.

설명에 의하면 아우라지라는 곳이란다.

아우라지로 들어가 보니 공원이 꾸며져 있고 외발 열차인가 하는 것을

타는 곳이 있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그걸 타는 사람들은 없이 한가하기만 하다.

한참을 서서 강을 바라보니 설명을 해준다.

건너편에 서 있는 처녀 상을 보며 우리가 서 있는 마을 쪽의 총각과

처녀상이 서 있는 쪽의 처녀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였다.

그리고 두 갈래의 물이 하나로 합쳐지는 부분이라 하여 어우러진다는

뜻에서 아우라지 강이라 이름 하였다 하는 것이다.

그곳을 뒤로 하고 오는 길에 영화배우 원빈이네 집을 가르쳐 준다.

지금도 부모님은 그곳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조금 오니 외딴 집인데 축구 선수 설기현이네 집이라 가르쳐 준다.

아마 강원도를 빛내고 있는 현역 스타들이기 때문에 자랑을 하고 싶었나보다.

이제 거의 정선에 다다른 느낌이다.

넓은 동강이 보이고 삼거리에서 나는 내려 달라고 하여 그 직원과 헤어졌다.

나는 숙소를 잡을 생각도 없이 해가져 어둠이 덮인 정선 거리를 한 바퀴 배회

해 본다.

그리 넓지 않은 도시, 마치 산이라는 접시에 담겨져 있듯 보이는 도시다.

전체 정선군의 인구가 5만이라고 하니 과히 큰 곳은 아니란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찜질방에서 하루를 묵으려 찾으니 정선에는 찜질방이 없단다.

제천 쪽으로나 가야 있다하니 할 수 없이 찜질방 잠은 포기하고 여관으로 들어

갔다.

저녁을 사먹고 여장을 푸니 외롭다는 생각 보다는 호젓한 기분이다.

pc방에 가려 했는데 마침 방에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다.

우선 욕실에서 샤워를 하니 피로가 풀리는 듯하다.

컴 앞에 앉아 친구들에게 소식을 띄운다.

많은 친구들의 격려가 힘이 되는 것 같다.

꼭 멋진 소설을 써야만 한다는 다짐을 가져본다.

[아라리 別曲] 정말 좋은 소설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없다.

이젠 하루 종일 걷고 신경을 써서 그런지 피로가 엄습해 온다.

피곤해서 그런지 곧 잠들고 만다.

아침에 일어나 여관에 딸린 식당에 가서 동태 탕을 시켜서 먹었다.

얼큰한 게 객지에서 먹어보는 탕이 꽤나 맛이 있다.

아니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 올라가 샤워를 하고 여행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오늘은 우선 정선의 5일장을 돌아보기로 하였다.

과연 5일장은 재미가 있어 보인다.

예전에 시골에 살 때에 5일장을 봐왔지만 정선 5일장은 또 다른 맛이 있다.

과연 나물의 고장답게 산나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취나물, 먹취, 곤드레 나물, 내가 알지 못하는 나물들도 많이 있어 모두 열거

할 수가 없다.

마침 싱싱한 먹취를 남자 노인이 가져와 도매로 넘기려 한다.

그 노인에게 5단을 샀다.

배낭에 나물로 꽉 차버리고 말았다.

더 이상을 사서 넣을 때가 없다.

그래서 민들레 뿌리를 하나만 더 사고 말기로 했다.

오후에는 정선군청으로 발길을 돌려 본다.

정선 아리랑의 자료를 얻기 위해서다.

정선군에서는 소설가라하며 명함과 책을 전하니 상당히 호의적으로 대하여준다.

정선에 대하여 멋지게 써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는다.

그들의 호의로 방대한 자료의 정선문학집과 여러 종류의 정선아리랑 가사집을

구할 수 있었다.

별안간 보물을 얻은 기분이다.

사실 나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도 그 자료들은 보물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정선 문화예술 극장에서 공연하는 아라 아리 아라리요 를 구경하고 가라

권한다.

4시30분에 시작하는 그 공연을 보니 정말 감동적이다.

감동으로 눈물이 난다.

좋은 창극을 보았다는 생각은 지금도 지울 길이 없다.

공연을 끝내고 나오니 기다렸던 직원이 패키지열차를 타고 가라며 좌석을 예약해

두었노라고 한다.

맨 뒷 칸의 6호 객차다.

그 칸에는 거의 사람들이 없었다.

너무도 깨끗한 객실이었고 객실이 깨끗함만큼이나 마음도 기분이 유쾌했다.

어둠이 내리는 정선을 출발해 영월을 지나 원주에 오니 비가 많이 내렸음을 알 수가

있었다.

10시 20분 넘어서 청량리에서 내려 전철로 갈아타고 집에 오니 12시가 넘은 시간이다.

잠시 씻고 잠자리에 들어본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멋진 여행이었다고 자평 하면서....

출처 : 한 알의 밀알이.....
글쓴이 : 운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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