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내가 이곳에 이사를 하고 한 동네에 살고 있으면서도
5년여가 지났지만 좀처럼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전화를 하면 내가 "나중에 전화 할께" 하고는 통 연락이
없는 것이다.
오늘은 동사무소에 들린 길에 일부러 그 친구네 집쪽으로
발길을 돌려 보았다.
마침 집 앞에 그 친구의 차가 있었다.
대문에 서서 벨을 누르니 그의 아들이 나온다.
친구의 아들은 나를 잘 모르지만 나는 짐작으로 그 친구의
아들이라는걸 알아 볼 수 있었다.
턱과 얼굴엔 검은 수염이 자라 나이가 제법 들어 보인다.
거의 20여년전 조그만 아이 때에 보았는데 세월이 많이 흘러
그 아이가 30대의 청년이 되어 있는 것이다.
20여년전 그의 딸도 함께 봤었는데 그의 딸은 2년전에 시집을
보냈단다.
어머니 소식을 물으니 어머니도 2년전에 89세를 일기로 돌아
가셨다는 것이었다.
또한 그의 큰 누나도 같은 해에 뇌출혈로 별안간 쓰러져 7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단다.
물론 큰 누나는 결혼도 하지 않고 처녀로 살다가 간 것이다.
그의 작은 누나도 지금 65세인데 아직도 결혼을 않고 혼자 살고
있다는데 어머니와 언니와 함께 살다 두분을 잃었으니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그 쓸쓸한 마음 짐작이 가고도 남음직 하다.
그러면 어머니 돌아 가셨을 때와 딸 아이 시집 보낼 때에 왜
연락이라도 하지 그랬느냐 했을 때 쓸쓸하게 웃는 모습이
공허하게 보임은 왜였을까?
원래 그 친구가 여자들 속에서 자라서 그런지 성격이 쾌활
하지는 않았다.
또한 성격도 소심한 편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의도대로 살아지지 않는 세상이 싫어서 동창회에
나오지 못했는데 나오지 않다 보니 연락을 못하고 만 것 같다.
사람이 살다 보면 의도 되지 않은 어려움들이 많이 발생 하기도 한다.
그런 동창들에게도 좀더 적극적인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야 할 때이다.
좀더 큰 마음으로 사정이 있어 못나오는 친구들을 포용하자.
그리고 사랑하자.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나물채취 산행기 (0) | 2011.06.21 |
---|---|
[스크랩] 장미와 아카시아 (0) | 2011.06.21 |
[스크랩] "벤허"의 <찰톤 헤스톤> (0) | 2011.06.21 |
[스크랩] 청계천의 봄 (0) | 2011.06.21 |
[스크랩] 작은 정성 큰 행복 (0) | 2011.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