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나물채취 산행기

운우(雲雨) 2011. 6. 21. 23:33
 


약속한 시간은 11시인데 연락이 없다.

약속이 깨진 것 같은 마음에 나의 일을 보러 밖으로 나갔다.

일을 거의 끝낼 무렵 임 시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제 집에서 출발을 한다는 것이다.

집에 급하게 일이 생겨서 미처 전화도 못했노라고 했다.

그곳에서 이곳까지 오려면 거의 30분 정도는 족히 걸릴 것이리라.

마음을 느긋이 먹고 걸어서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집에 거의 도착할 무렵 임 시인의 차가 막 집 쪽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거의 시간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집에서 간단히 반찬만 쌌다.

임 시인이 밥과 웬만한 반찬은 모두 가져 왔기 때문이다.

나물을 뜯으러 가니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고 하기에 처음엔 운동화를

신고 가려 했는데 산이 험하다 하여 등산화를 신었다.

출발을 하고 경춘 가도에 들어서니 다니는 차도 별로 많지 않고 마음만

호젓함을 느끼며 적당한 속도로 경쾌하게 달린다.

한참을 달리니 오른 쪽에 청평 땜이 보인다.

청평 땜을 건너면 설악이라는 곳에 이른다.

그곳은 유명산이 있고 어비산이 함께 붙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우리는 청평 땜을 지나 오른 쪽으로 들어가니 남이섬 가는

이정표가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화살표 방향으로 좌회전해 들어가니 남이섬의 주차장이다.

우리는 주차장을 지나 우회전을 하여 계속 들어가니 강을 끼고 달리는

형상이다.

강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은 남이섬이다.

많은 관광객이 봄을 맞이해 나드리를 온 것 같다.

이쪽에서 보는 남이섬의 모습이 이채롭다.

어느 나무는 진한 녹색으로 물들었는가 하면 어느 곳은 아직도 여린

색의 녹색이고 어느 곳은 이제야 노란 싹이 나오는 나무도 있었다.

거기에 강물의 색깔은 초록빛 물이었으니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 풍경에

흠뻑 빠져들고 말았다.

적당한 곳에 차를 주차하고 산을 오르려니 숲이 너무 우거져 도무지 산행

을 허락지 않을 기세다.

간신히 길을 만들고 뚫고 들어가니 그 속에서 나물을 뜯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다.

그래도 임 시인은 나물을 잘 알아 잘도 채취를 한다.

나는 모르는 것은 배우며 나물을 채취하기 시작 했다.

땀을 흘리며 2시간 정도를 뜯으니 비니루 봉투에 제법 가득하다.

임 시인이 밥을 먹고 하자해 강물가로 내려오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열을 식혀 준다.

자리를 피고 음식물을 내 놓고 먹는데 청아한 새소리가 마음을 상쾌하게

하여 준다.

몸집은 작은 새가 어디서 나오는 소리인지 큰소리로 지저귀는데 산이 쩌렁

쩌렁 울리는 것 같다.

시원한 바람과 새들의 노래와 주위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과 강물에

비친 하늘에 흐르는 흰 구름이 조화를 이루어 우리들과 함께 아름다운 한폭

의 그림이었으리란 생각이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서산에 짙게 드리운  노을이 퍽이나 아름다워

보인다.

임시인은 운전 하느라 그 광경을 제대로 못 보는 게 아쉬웠을 게다.

어둠이 내리는 북한강을 왼쪽으로 끼고 오른쪽에는 호명산 이다.

호명산 꼭대기에 산정호수와 비슷한 크기의 호수를 만들었다 하는데 시간이

되면 가보려 했는데 어둠이 내리고 너무 늦어 포기를 하고 오려니 아쉽다.

어둠이 내린 강변을 미끄러지듯 잘도 달려 집에 오니 피곤이 몰려온다.

샤워를 하고 누워 있으니 오늘의 일들이 꿈속을 헤맨 것 같고 낮의 풍경이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으로 클로즈업 되어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이다.

출처 : 한 알의 밀알이.....
글쓴이 : 운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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