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의 봄 /雲雨/奉弼鉉
어제 비가 내린 직후라 그런지 오늘 비갠 하늘은
청명할 정도로 깨끗했다.
10시 정도가 되어서 동대문에 나갔다가 청계천을
들리게 됐다.
무지하게 바빠서 그런 것도 아니련만 지나다 위에서
청계천을 보기만 했지 내려가 직접 걸어본 기억은 없다.
광교에서부터 청계천을 걷기로 마음을 먹고 내려가니
위에서 보던 것과는 많이 다르게 아름답게 조성을 하였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다.
맑은 봄날에 따뜻하기도 해서 그런지 많은 학생들과 젊은
연인들이 눈에 많이 띤다.
조금 걸으니 콸콸콸 쌓여 있는 돌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리는 것은 벌써 기온이 물소리를 듣고도
시원함을 느낄 정도로 더워졌음을 의미하는 것일 것이다.
시원한 물소리를 뒤로하고 걸으려니 돌 틈으로 작은 고기들이
여유롭게 다니는 모습이 보인다.
또한 물이 흐르는 천변의 가장자리에 심어져 있는 갯버들에
버들강아지가 피어나 있고 가지에서 파릇하게 잎 파리의 싹이
돋아나고 있다.
길옆에는 잎 새 없는 나무에 핑크색의 진달래가 소담스럽게
피어 지나는 행인들을 즐겁게 하여 주고 있었고 드문드문
산수유의 노란 꽃이 피어나려 꽃망울을 막 터트리고 있는
모습이다.
누렇게 발한 잔디의 속에서 파랗게 새싹이 봉긋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도 이채롭다.
매화는 이미 만개한 상태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으매
그 어여쁨에 흠뻑 취해볼 수 있었다.
이렇게 청계천의 아름다운 정취에 빠져 걷고 있는데 어디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그만 정신이 번쩍 들어 위를 바라보니
이랜드 노동조합의 근로자들이 구호와 여러 가지 소리 나는 도구를
두드리며 청계천을 평화롭게 행진 하고 있다.
이렇게 청계천의 봄은 물 흐르는 소리만큼이나 시끄럽게 그러나
아름답게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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