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가시고기의 사랑

운우(雲雨) 2011. 6. 21. 23:26

가시고기의 사랑         雲雨   봉필현


신문 사회면을 보노라면 마음이 착찹해진다.

얼마 전 생활고로 인하여 고층 아파트에서 죽기 싫다는 아이들을

억지로 떨어트려 죽이고 자신도 투신해 죽어버린 어느 여인의

사회면 기사와 아이들에게 농약을 먹여서 죽게 하고 자신도 아파트에서

투신해 죽어버린 여인의 신문기사를 접하며 같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저며 온다.


우리 어머니 세대는 저렇지 않았는데...

하고 의문점이 드는 것은 웰까?

우리들의 어머니 세대 사람들은 지금보다 형편이 열악한 세대를 살았으면서도

한마디의 불평 없이 오로지 주어진 환경을 하늘의 뜻인 양 받아들이고 묵묵히

자식들을 위하여 인고의 세월을 살았었다.

그러나 시대는 너무나 변해버렸다.

그러한 일련의 일들은 금전만능 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가 탄생시킨

산물이라 생각한다.

누가 말하길 아이들과 함께 죽은 여인이 자존심이 매우 강한 여자였기에

초라하게 사느니 죽는게 났다고 생각해 아이들에게도 평생을 그렇게 살바엔

차라리 함께 죽자고 죽음을 함께 결행했다는 것이다.

여하튼 이유야 어떻든 자신이 낳은 자식이라 하여 목숨까지도 

그 어머니의 것은 아니다.

태어나게 할 때는 자신들이 좋아서 태어나게 해 놓고 엄연한 인격체인 어린

목숨을 자신이 싫은 세상이라 하여 무참히 살해하는 세태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가 얼마나 살기 힘든 세상인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문명이 발전 할수록 사람은 인정이 없어지고 자기주장만 팽배해져 이런

풍토에서는 사람에게서 진실한 사랑을 싹틔우게 할 수가 없다.


사랑!

그 사랑을 우리는 미물인 가시고기에게서 배워보자.


수초가 무성한 곳에 한 쌍의 가시고기가 나타난다.

그중 수컷이 부지런히 수초를 물어다 집을 짓기 시작하고 수컷이 집을 짓는

동안 암컷은 시종일관 놀고만 있다가 집이 완성되자 암컷은 수초로 지은

집으로 들어가 알을 낳기 시작한다.

알을 낳는 동안 수컷은 계속 주위를 빙빙 돌면서 암컷을 지켜주고 있다.

알을 다 낳은 암컷은 내 할 일은 다 했다는 듯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홀로 남은 수컷은 알을 지키며 새끼들을 부화시키기 위해 날개로 계속

부채질을 한다.

행여 자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적이라도 나타나 자신의 새끼들을

해칠까 요지부동자리를 비우지 않고 부채질만 계속한다.

수컷의 가시고기는 장시간 쉼 없이 부채질을 하며 아무것도 먹지를

못하여 점점 힘이 빠져 나가기 시작한다.

시간은 흐르고 하나, 둘, 알에서 부화된 새끼 가시고기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수컷의 가시고기는 기진맥진하여 마지막 힘을 다하여 사명을 완수한 후

명이 다한 듯 흐느적거리다 몸이 뒤로 뒤집어지며 숨을 거두고 만다.

수컷의 아비가 죽자 알에서 부화되어 나온 어린 가시고기들이 우~ 달려들어

죽은 아비의 시체를 뜯어먹기 시작한다.

살아서 자신의 몸도 돌보지 않고 새끼를 위하여 살다가 죽어서도 자신의 몸뚱이

마저 어린 새끼들에게 아낌없이 주고 가는 가시고기의 삶!


가시고기!

미물에 지나지 않지만 비정한 사람들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너무도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웰까?

사람이 사람답지 못한 행동을 할 때 짐승만도 못하다고 한다.

자식의 생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빼앗아 버리는 이런 부모를 무엇이라 말해야 할까?

혹자는 이렇게 말 할 것이다.

“얼마나 절박했으면 아이들과 함께 죽었을까?”

그러나 미물도 제 자식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데 사람인 다음에야 어찌 그럴

수가 있으랴!

자신이 그 아이들을 세상에 태어나게 했으면 반드시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

함께 죽는 것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는 커서 남에게 사랑을 베풀 줄 알지만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는 절대 남에게 사랑을 베풀 수 없다는 것은 진리인 것이다.


가시고기! 

그들은 부화되기 전부터 애비 가시고기에게 그 가이없는 사랑을 받았기에 자라서

또 다시 자신들의 새끼에게 희생적인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닐까?

출처 : 소설가 봉필현과 함께하는 이야기가 있는 오솔길
글쓴이 : 운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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