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월의 마지막 날이자 주말 그리고 나의 여동생 외동딸 아이가 결혼을 하는 날이다.
강변역 주변의 테크노마트에서 오전 11시에 결혼식이라 집에서 일찌감치 출발을 했다.
결혼식장에 들어가 신부측에 축의금을 내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들린다.
"어머~ 오빠아니야?"
나는 눈을 멀뚱 거리며 물었다.
"누구지? 나 알아?"
분명 나를 잘아는 여자인데 내가 몰라보는 것일 거란 생각이 들어 그렇게 물었던 것이다.
"오빠, 나 정말 기억 안나?"
"전혀?"
"오빠, 나 옥이야. 옛날에 오빠가 나하고 결혼하자고 했었잖아. 그래도 몰라? 호호호."
"아니, 네가 옥이라고? "
"그래, 나 옥이야. 이젠 내 얼굴 기억 하겠어?"
"야, 임마 네 얼굴 본지가 40년이 넘었으니 그땐 너는 애였는데 지금 어떻게 알아보니."
"근데 넌 지금 몇살이니?"
"나 지금 쉰다섯이야."
"뭐라고~ 네가 벌써 쉰다섯이라고?"
"치~ 그럼 오빠만 나이를 먹나, 나도 가만히 있어도 나이는 잘도 막던데~"
그녀는 쉰다섯이라지만 한참 더 젊어 보였다.
항상 발랄한 아이여서 늘 발라당이라고 놀렸던 아이인데 우리 뒷집 칠공주집 딸 중
여섯째 딸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녀 보다는 그녀의 언니인 옥미란 친구가 더 궁금했다.
"너희 언니 옥미도 왔니?"
"그럼, 이따가 결혼식 끝나고 한번 만나."
"알았어."
나는 여동생이 어렸을 때부터 여동생 친구들의 왕오빠였다.
늘 책을 끼고 살았던 나는 특히 책을 좋아했던 옥미란 아이가 보고 싶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식사를 하는 시간에 그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옥이의 안내로 가보니 동생의 친구들이 원탁에 빙 둘러 앉아 있었다.
"어머~ 둘째 오빠 아니야?"
"그래, 오랜만이다."
현숙이, 은기, 옥미 등 예전엔 어렸던 아이들이 모두가 50대 중반에서 후반의 나이에
그 아이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전의 아름다운 모습을 잃지 않고 있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그들과 차를 마시며 지난 옛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즐긴 후 작별을 하는 것이 아쉽긴
했지만 언제 자리를 마련하고 연락을 할테니 와 달라는 부탁을 받으며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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