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석탑춘추가 전주와 남원의 최명희 문학관을 가는 날이다.
4명이 떠나는 단출한 여행길이다.
여행이란 원래 많은 인원보다는 적은 수가 좋다는 생각이다.
많은 인원은 서로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이 충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허나 문학에 대한 일을 함에 있어서는 석탑춘추의 회원이 4명이라도 적은 숫자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4명이 뭉치면 태산이라도 들어 옮길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로 내려가는 호남선 고속도로는 주말임에도 차가 붐비질 않아 시원하게 뚫린 길을 빠른 속도로 달린다.
하늘엔 하얀 뭉게구름이 떠 있고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온다.
달리는 차창으로 보이는 녹색의 산과 들이 젊음의 색깔이어서 힘이 있어 보여 좋다.
아침을 먹지 않고 온 관계로 서로가 서로를 위하여 준비해온 김밥을 먹으며 가는 길이 화기애애하다.
다른 때 같으면 가는 길도 무거운 마음으로 가기 때문에 화기애애는 커녕 무사히 다녀오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가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번 여행길은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의 여행이어서 그런지 출발부터가 가벼운 마음이다.
서울에서 전주까지의 거리가 가까운 거리가 아님에도 차가 밀리지 않아서 좀 이른 시간에 전주 최명희 문학관에 도착을 했다.
최명희 문학관은 한국소설가협회에서 몇 년 전에 다녀갔었는데 오랜만에 와보니 또 다른 느낌이 든다.
우선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전주라는 도시다.
문학관 앞이 주말이어서 차 없는 거리인 것 같았다.
서울 인사동 골목이 주말엔 차 없는 거리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전주 문학관 거리도 차 없는 거리로 지정이 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도로를 자유 분망하게 걸어 다니고 있었다.
같은 문화의 거리지만 전주의 문화거리는 서울의 인사동 문화 거리와는 또 다른 맛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문화의 거리, 예향의 거리라고나 할까?
최명희 문학관을 돌아보고 우리는 계획대로 남원으로 향했다.
남원의 최명희 문학관은 전주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한적한 시골에 위치한 문학관은 우아한 건물과 시골이란 특수함 때문인지 고적함 마저 묻어나고 있었다.
문학관을 돌아보고 문학관 앞에 있는 청호 저수지로 향했다.
청호 저수지는 소설 혼불 속에서 어느 사람이 빠져 죽는 장면이 나오는 저수지라고 한다.
저수지 뚝 방에는 솟대가 뚝의 길이만큼이나 길게 늘어서 있었고 그 아래에는 하얀 망초꽃이 군락을 이루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또 청호 저수지는 갈수기어서 물이 절반 이상 빠져 있어 거의 바닥이 드러나려 하고 있었다.
저수지 옆에 세워진 사람이 쉬어갈 수 있는 원두막과 같은 막사에는 사람들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을 자고 있는 모습에서 한 여름의 정오가 졸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청호 저수지 맞은편에는 물레방아가 시원하게 물을 뿌리고 있다.
우리는 그런 모습을 뒤로하고 남원 시내를 향해 차를 몰았다.
나 개인적으로는 남원은 처음 가는 것이기에 우선 춘향전의 무대인 광한루를 보고 싶었고 오작교도 건너보고 싶었다.
그때 마침 주말이라 광한루 앞 야외무대에서 신관사또 행차라는 공연이 있었다.
공연을 보고 우리는 남원 추어탕이란 간판이 걸려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늦은 시간에 먹었다.
전라도 지방에 가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음식 맛은 어디를 가도 맛이 입에 맞아서 좋다.
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서울을 향하여 출발을 했다.
많은 여행을 했지봤지만 오늘 여행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의 여행어서인지 도착을 해서도 입에 맞는 음식을 먹은 것처럼 뒷맛이 깨끗해 좋았다는 느낌이다.
언제나 좋은 사람들과의 여행은 즐거운 법이다.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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