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다보면 이런 일도... 운우
어제저녁 달리기를 나갔습니다.
매일 울어주던 벌레들의 소리도 아직 해가 있어서인지
들리지를 않더군요.
그러나 주위에 보이는 풍경들은 매우 눈에 익은 모습들이었지요.
송산사지를 지나 논둑길로 계속 달리다보니 오른쪽으로
우거진 숲과 2차선의 도로가 깨끗하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언덕을 오르다 내리막길을 달리다 보니 양쪽으로
많은 무덤들이 있더군요.
그 무덤가 앞에 집이 있었는데 한 초로의 노인이 바위에 앉아
얼굴에 웃음을 띄우고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어 주더군요.
나도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하고 한참을 더 내려가니 신숙주 선생의
묘지라고 표말이 보였고 조금 더 내려가니 갓바위 라는 돌에 새긴
간판이 보였습니다.
그만 가려고 했는데 오기로 더 달리다보니 한 떼의 행군하는
군인들을 만나게 됐지요.
나는 그네들을 앞질러 달리다보니 많은 인원의 그네들은 나를
쫓아보려 애쓰는 군인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나를 쫓는 데는
역부족인 듯 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여유 있게 손을 흔들며 앞으로 나가는데 많은
수의 그들은 행군의 힘든 속에서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들을 헤치고 유유히 앞질러 왔지만 훈련하는 그들에게
조금은 미안하기도 했지만 한참 젊은 그들과 대등하게 힘을
발휘 할 수 있었다는데 한편으로 희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가로운 연습장의 도로에서 젊은 그들에게 받은 그 환영의 함성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달리다보면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2003.5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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