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세상 참 살기 팍팍하다

운우(雲雨) 2013. 2. 3. 17:41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세상 참 살기 힘들다는 소리 많이 듣는다.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살기 참 좋다는 소리를 듣는 것보다 살기 힘들다는

소리를 더 많이 듣는 것을 보면 살기가 힘들긴 힘든가 보다.

며칠 전 전철을 타고 오는 길이었다.

전철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잡상인들의 이야기를 본의 아니게 들은 적이

있다.

한 사람이 물건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부지런이 와서

물건을 팔고 있는 사람에게 빨리 피하라고 눈짓을 한다.

그러자 물건을 팔던 사람은 눈치 빠르게 사람이 많은 쪽에 물건 가방을

숨기고 승객을 가장하고 있었다.

잠시 후 전철 내의 보안 경찰 2명이 사방을 두리번 거리며 지나간다.

분명 잡상인을 단속하기 위하여 다니고 있는 것이리라.

숨을 죽이고 승객을 가장하고 있던 잡상인 두 사람은 한숨을 푹 쉬며 말을

주고 받는다.

"이젠 이 짓도 못해 먹겠어. 요즘은 단속이 너무 심하니 쟤네들과 숨박꼭질

하기도 힘들어. 이 짓 마저 못하면 마누라와 새끼들은 누가 먹여 살리누.

세상 참 살기 팍팍해."

또 그 전에 본 일이다.

늘 전철을 타고 다니며 보게 되는 일들인데 안타까운 일들을 많이 보게 된다.

전철을 타는 사람들이라면 보았을 것이다.

옥수수를 파는 할머니 이야기다.

그 날도 할머니는 옥수수를 팔고 있었다.

"옥수수 사세요. 옥수수가 두 개에 천원입니다."

늘 이렇게 말을 하며 파는 할머니였다.

나도 가끔은 두 개에 천원이면 값이 싸기에 자주 애용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옥수수 팔기에 정신을 팔던 할머니는 보안 경찰이 오는 것도 모른 채

옥수수 팔기에 여념이 없었다.

"할머니 옥수수 그만 파시고 저희들과 함께 가야겠습니다."

할머니는 이리에게 잡힌 양처럼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들의 뒤를 무거운 옥

수수 수레를 끌며 따라가고 있었다.

전철 안의 모든 사람들이 할머니를 쳐다보며 안타까워 하는 모습이었다.

길거리의 노점상들 단속반이 오면 리어커를 끌고 이리저리 피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전철 안에서의 잡상인들 그들을 양성화 하자고 하는 말은 결코 아니다.

만약 그들이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어 집에서 빈둥 거리며 놀고 있다면 그 가족

들은 과연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가뜩이나 일자리가 없어 난리인 세상인데 그들의 생계를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단속을 한다면 과연 그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일까?

가족이 굶고 있는데 굶고 있는 가족의 얼굴만 보고 있으란 말인가?

전철을 타면 매번 들려 오는 방송 멘트,

"잡상인의 물건은 불법 판매이니 사지 말고 신고를 하십시오."

이렇게 단호하게 단속을 하다 보면 3일 굶어 남의 집 담장을 넘지 않는 사람

없다고 범죄자만 양산하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닐런지 모르겠다.

참 사람 살기 팍팍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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